네거티브 전략의 한계
이정돈 2007-11-19 14340
네거티브 전략의 한계
 
"의협은 이제와 무조건 안되겠다고 한다. 왜 그렇게 돌변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한나라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반쪽짜리 심의로 진행됐고, 의결없이 민주신당 의원들간 의견을 정리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일견 한나라당측은 법안에 대해 반대한다-민주신당측이 무리하게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한다, 여야가 대치하고 있으므로 법안의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풀이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리 간단치 않다.

이날 한나라측이 내세운 이유는 "당내 의견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한나라당내 의견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정리될지는 누구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법안소위내에 의견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복지위원장이 직권으로 법안을 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현재 어떠한 가능성도 의료계에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의 처리에서 의협은 "일관성 없는" 네거티브 전략을 보여줬다.

논의 초기 "입증책임 전환"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다, 국회내 여론이 입증책임 분배쪽으로 가닥을 잡은 뒤에는 "법안처리 반대"로 돌아선 것.

의협의 이 같은 태도는 국회의 신뢰를 끌어내는데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실제 17일 있었던 법안소위에서 민주신당 의원들은 의협이 어떤상황에서건 무조건적인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강기정 의원은 "회의장 앞에서 의협 주수호 회장에게 입증책임을 분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더니, 주 회장은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장향숙 의원 또한 "법조문에 대한 의견서를 보내오더니, 이제와서 안되겠다고 한다"면서 "왜 그렇게 돌변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명분이 있는 네거티브는 일견 성공적인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설명이 있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반대전략은 그 누구의 동의도 얻을 수 없으며, 의사사회의 고립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신정기자 (taijism00@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7-11-19 / 06:2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