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초음파는 의사 업무영역, 한의사 사용불가` 기소유예처분취소 심판청구 기각 `헌법에 위반 안된다`
------------------------------------------------------------------ 기사입력 2012-02-23 22:30 안창욱 기자 (news@medicaltimes.com) 헌법재판소는 검찰이 초음파기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재판관 7:1의 의견으로 이같은 결정을 선고했다.
한의원을 운영중인 청구인들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경영하는 한의원에서 환자들에게 초음파 골밀도 측정기 'Osteoimager plus'를 이용해 성장판검사를 해 왔다.
이들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한약을 처방해 주고, 그 대가로 금원을 교부받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다 적발돼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으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이들 한의사는 기소유예처분이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처분의 근거조항인 보건범죄 단속 특별조치법 제5조, 의료법 제27조 등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준비서면 등을 제출했다.
이에 맞서 2011년 8월 대한의사협회,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 내과전문의 2인은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및 행정소송법 제16조에 의거해 피청구인인 검찰을 위한 제3자 참가를 신청하고 나섰다.
보건범죄 단속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의료법 제25조 규정을 위반해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1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이와 함께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인 한의사들은 처분 근거조항이 '의사'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고, 면허범위에 대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아 그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의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한의사들이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해 환자를 진단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침술 등 치료행위를 한 것은 한의학적 지식이나 방법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못 박았다.
또 헌재는 `우리나라 의료법은 아직 한의사와 의사의 업무영역과 면허범위를 구별하는 이원적 체계를 취하고 있는데, 초음파검사는 기본적으로 의사의 진료과목 및 전문의 영역인 영상의학과의 업무영역에 포함되어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헌재는 의대와 의전원에서 행하는 초음파검사 관련 교육이나, 전문의 수련과정 등을 보면, 원칙적으로 초음파 진단기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기초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의사의 업무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한의사들의 행위는 의료법상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김종대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김 재판관은 `한의사에게 면허된 한방의료행위로서 어떤 의료용 진단기기 사용은 허용되고, 어떤 기기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지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방의료행위의 의미를 보더라도 용어가 모호하고 막연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한의사로서 할 수 없는 의료행위인지 명확하게 예측할 수 없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면서 `기소유예처분를 취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정 요약문 헌법재판소는 2012년 2월 23일 재판관 7 : 1의 의견으로 한의사가 초음파기기를 사용하여 성장판 검사를 한 후 한약을 처방해 주고 그 대가로 금원을 교부받은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피의사건에 대해 피청구인 검사가 한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 사건의 개요
○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의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피의사건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들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들인바, 의료인인 한의사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경영하는 한의원에서 피해자들에게 의료기기인 초음파 골밀도 측정기 ‘Osteoimager plus’를 이용하여 성장판 검사를 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한약을 처방해 주고, 그 대가로 금원을 교부받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
○ 청구인들은 2009. 11.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이후 위 기소유예처분의 근거법률인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의료법 제27조 등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준비서면 등을 제출하였다.
○ 한편, 위 심판 계속 중인 2011. 8. 사단법인 대한의사협회,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 내과전문의 2인은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및 행정소송법 제16조에 의거하여 피청구인을 위한 제3자참가를 신청하였다.
―심판의 대상과 근거법령
가.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9년 형제23413호 기소유예처분 및 같은 청 2009년 형제23478호 기소유예처분(이하 이를 합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규정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규정은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1990. 12. 31. 법률 제4293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및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중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자’ 부분과 구 의료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본문 후단 및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본문 후단 부분인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부분이다(위 조항들을 합하여 ‘이 사건 근거조항’이라 한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1990. 12. 31. 법률 제4293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 제25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치과의사가 아닌 자가 치과의료행위를, 한의사가 아닌 자가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 제27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치과의사가 아닌 자가 치과의료행위를, 한의사가 아닌 자가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 구 의료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생략)
○ 구 의료법(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되고, 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생략)
□ 결정이유의 요지
가. 제3자참가 신청의 적법 여부 헌법소원심판절차에서도 헌법소원심판의 결과에 따라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받을 제3자가 있는 경우에는 행정소송법 제16조상의 제3자참가를 신청할 수 있으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경우 그 처분이 취소되어 한의사들이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이것이 의사들이 가입해 있는 단체인 사단법인 대한의사협회의 권리나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거나, 의사들의 초음파기기 사용에 어떠한 제한을 가하게 된다고는 볼 수 없고, 설사 한의사들의 초음파기기 사용으로 의사들의 영업상 손실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는 사실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불과하여 심판의 결과에 따라 권리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참가 신청인들은 행정소송법 제16조상의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받을 제3자’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3자참가 신청은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처분의 근거 조항에 대한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들은 이 사건 근거조항이 ‘의사’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고, ‘면허범위’에 대한 기준도 제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주장하는바, 이러한 주장은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의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1) ‘의료행위’의 의미 우리 의료관계 법령에서는 ‘의료행위’에 관하여 적극적인 정의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10. 7. 29. 2008헌가19등 결정 등에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의 의료행위에 대해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와 그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하면서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는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의 의료행위와 후단의 의료행위의 의미는 동일하다고 할 것이므로 후단 부분의 의료행위가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의 ‘의료행위’에 대한 종전의 헌법재판소 판단이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후단(구 의료법 제25조 제1항)의 ‘의료행위’ 역시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2) ‘한방의료행위’의 의미 현행 의료법 체계는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한방의료행위에 대해서도 법령에 아무런 적극적인 개념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이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는 2010. 7. 29. 2008헌가19 결정 등에서, 한방의료행위는 우리의 옛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에서 요구되는 형법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위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위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따라서 ‘한방의료행위’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피청구인의 법리오해 등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
이 사건 수사기록 등 증거 자료에 의하면, 청구인들은 초음파기기를 사용하여 환자들의 성장판 상태, 성장 부진 여부, 골다공증 등의 진단을 하거나 이를 토대로 한약을 처방하였다고 할 것인데, 한의사인 청구인들에게 면허된 의료행위는 한방의료행위라 할 것인바, ① 청구인들이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하여 환자의 병상과 병명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침술 등 치료행위를 한 것은 한의학적 지식이나 방법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우리나라 의료법은 아직 한의사와 의사의 업무영역과 면허범위를 구별하는 이원적인 체계를 취하고 있는데, 초음파검사는 기본적으로 의사의 진료과목 및 전문의 영역인 영상의학과의 업무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점, ③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행하는 초음파검사 관련 교육이나, 전문의 수련과정 등에서 이루어지는 초음파검사 실습의 실태 등을 보면, 원칙적으로 초음파 진단기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기초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또는 의과대학에서 영상의학과 관련 이론 및 실습을 거친 의사의 업무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청구인들의 행위는 의료법상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근거조항에 의거해 행하여진 처분으로, 피청구인이 그 근거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이 사건은 한의사인 청구인들이 초음파기기를 사용하여 환자를 진단함으로써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기소유예처분)된 사안이므로 그 처벌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법률상 명확해야 하나, 이 사건 근거조항으로는 한의사에게 면허된 한방의료행위로서 어떤 의료용 진단기기의 사용은 허용되고 어떤 기기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지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판례를 통해 정립된 ‘우리 옛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라는 ‘한방의료행위’의 의미를 보더라도 그 용어가 모호하고 막연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한의사로서 할 수 없는 의료행위인지에 해당하는지를 명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거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조항들을 근거로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자료 : 한의사, 초음파검사에 대한 헌재 결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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