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관리제 거부 성명-의협
성상규 2012-04-09 14388

[만성질환관리제 거부 성명서]

 

37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노환규)와 신임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은 당면현안 논의를 위해 긴급 회의(2012.4.8)를 개최하여 ‘12. 4. 1부터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를 논의하고 아래와 같이 결정하였습니다.

1. 대한의사협회는 만성질환관리제에 전면 불참할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개선하고 일차의료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를 마련하여 환자의 본인부담금의 일부 경감을 통해 의료기관의 기능 재정립과 동네의원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비록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선택의원제의 독소요소들이 많이 없어졌다고 하나 여전히 환자의 선택과 의원의 등록절차가 잔존하고, 환자의 개인정보의 누출 위험과 보건소의 개입 여지, 그리고 적정성 평가를 활용한 질평가(P4P)를 통한 일차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 요소 등 의료계가 우려하는 요소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의료계는 절대로 이 제도에 동참할 이유가 없음을 밝힙니다.

2. 기형적인 만성질환관리제도를 반대합니다.

만성질환관리는, 만성질환자들에게 교육과 관리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건강도를 높이고 만성질환의 합병증의 발병율을 낮추어 결과적으로 환자의 행복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의료비를 절감시키는 효과를 거둔다는 좋은 취지의 서비스제도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정착이 되려면, 만성질환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주체는 마땅히 의료기관과 경쟁구도가 아닌 협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진료기능을 담당하여 민간의료기관과 부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보건소에서 일차의료기관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아 만성질환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일차의료기관의 존립 기반 자체를 궤멸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 제도는 원 취지 외에도 향후 진료 통제를 위한 다양한 독소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지나친 통제 속에서 진료 자율권의 상실이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차의료기관의 진료 통제를 더욱 강화할 위험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기형적인 만성질환관리제도를 우리는 반대합니다. 만일 보건복지부가 만성질환자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고 일차의료기관의 방문을 유도할 순수한 의도만을 가졌다면, 선택과 등록의 절차를 없애고 모든 고혈압/당뇨 질환자들에게 동일한 진료비 감면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3. 만성질환관리제도는 재논의가 필요합니다.

전임 집행부는 일차의료기관을 살린다는 취지에 동의하여 만성질환 관리제도의 시행에 동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만성질환관리제는 지난 2011.9.9. 대한의사협회 및 산하 37개 의료단체가 강력히 반대한 선택의원제의 기본틀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제도로서, 전임 집행부는 대다수 회원들의 뜻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합의하였습니다. 기실 본 제도의 시행에 대한 집행부의 합의가 의료계의 대표성을 가진 대한의사협회의 공식적인 결정이므로 합의사항이 존중되어야 마땅하나 전국의 거의 모든 의사회원들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본 제도의 원만한 시행이 어려울 것이 명약관화한 바 보건복지부는 기존의 합의와 무관하게 신임 집행부와 만성질환관리제도에 대하여 재논의할 것을 정중하고 강력히 요청합니다.

 

2012. 4. 9

 

37대 의협 회장 당선자 노환규 16개시도회장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