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만성병관리제도(선택의원제)에대한 우려(닥플에서 펌)
이인수 2012-04-10 14391
선택의원제가 의협의 반대표명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밀어 부치는 이유는 복지부가
노리는 중요한 목적이 선택의원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에게 이런 빌미를 던져 준것은 처음부터 의협이 선택의원제에 내포된 복지부의
목적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초기대응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제도가 거의 시행되려고
할 즈음에 회원들의 성토에 의해 억지로 반대 입장을 정리하다보니 복지부가 되돌이 킬
환경 조성에 실패한 것이다.
어리석은 지도부로 인해 만성질환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수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장차
큰 시련을 겪게 되었다. 그 결과가 현실로 드러난 후에 누구를 탓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다.
복지부는 선택의원제의 명분으로 '만성질환 질 관리'를 들고 나왔다 .
의협은 선택의원제 명분으로 '없던 수가 책정이라는 떡'을 생각했다.
이런 각각의 이유로 오월동주처럼 선택의원제는 마찰 없이 진행 된 것이다.
의협에서 내과의사회와 공조하여 의협 안까지 만들었으니 오히려 앞선 부분도 있다.
하지만 두 집단의 명분은 만날수 없는 평행선과 같은 것이다.
선택의원제를 도입하는 복지부의 현실은 명분과 달리 '만성질환 진료 단가 인하'이다.
우선 만성질환자를 병원에서 의원으로 진료기관을 전환 시키는 것을 제1 타켓으로
잡았다. 전체 만성질환 진료 중에 32%에 해당되는 환자들이 병원(특히 3차 병원)에서
진료 받음으로 인해 건보비 부담이 많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더군다나 해마다
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니 더 늦추었다가는 적자폭이 상당할 것
이라는 보사연 연구결과를 보고 복지부는 더 초조하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복지부가 들고 나온 것이 소위 '의료전달체계 확립'이었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결국 만성질환 진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우군이 필요했다. 다른 정책의 경우 우군으로 약사회나
시민단체를 세우면 되지만 선택의원제는 다른 우군이 필요했다. 그것이 동네의원 의사들
이었던 것이다. 대표성을 지닌 의협을 꼬시고 동네의원 의사들에게 떡을 던져주면서
병원을 대립하는 카운트파트로 세우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의협과 내과의사회는 본래의 목적은 전혀 고려치 않고 우군으로 만드는 떡에만 집착하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의협안은 만성질환을 진료하는 의원들에게 실질적인 수혜를 줄 수 없는
대안을 만든 것이다 .차라리 이 문제를 초반에 공론화하여 회원들에게 공개하고 대안을 같이
모색했더라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대안을 만들거나 아니면 복지부의 기도를 무산시킬수
있었을 것이다. 망자계치지만......
우리는 대안마련에 복지부의 명분을 역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만성질환에 대한 관리의 질을 높이자는 명분에 의거 우리의 전략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선 만성질환자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자주 환자를 봐야한다. 석달에 한번
진료해서는 환자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여 선택의원제 의협안에는
만성질환자가 한달에 2회 이상 진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들어갔어야 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선택의원 관리료를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여 한달 이상의 장기
처방을 에 대한 관리료는 대폭 인상하여 본인부담 시키는 것을 반드시 넣도록 해야했다.
질환 관리 개념을 '진료 횟수'가 아닌 '관리기간' 으로 기준을 넣어야 했다.
수가를 묶으려는 복지부에게 질관리와 연동된 진료횟수 강화를 던지는 것은 중요하다.
건보재정 절감을 위해 복지부는 줄기차게 진료에 '포괄' '총액' 개념을 붙이려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우리는 이에 맞서 진료에 '기간'과 '행위'개념을 반드시 넣도록 요구
해야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이것은 어느정도 포괄이니 총액으로 가려는
복지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선택의원제의 두번째 스텝이 바로 '만성질환 관리 포괄수가제'이다. 어느정도 병원에서
의원으로 만성질환자를 돌리고 나서 시행하려 한다. 그러면 내가 관리하는 만성질환자는
인두제처럼 머리 수로 수입이 결정된다. 행위별 수가제가 버젓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은 먼저 총액제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런 복지부의 기획에서 중요한 것이 진료
횟수이다. 총액으로 가는데 몇번을 진료한들 무슨 소용인가 하지만 진료 횟수가 줄어들면
질관리가 떨어진다는 등식을 각인시키지 않으면 보사연의 연구결과에 의해 복지부가
년간 적정 만성질환 진료횟수를 5회로 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총액으로 가면서
총액의 기준이 연간 5회 진료비에 해당하는 수가로 책정 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늘어나는 의사 수와 반대로 정체된 인구증가, 그리고 고령화로 인해 건보재정은 날로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복지부와 의사들은 힘겨운 싸움을 할수 밖에 없다.
이에 우리 지도자는 단편적인 떡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대처하고 차단하는 지혜를 가져야 하였다.
어쩌면 지금 제도를 고수하는 것이 가장 유능한 의협지도자가 될 지도 모른다. 그만큼
향후 수가문제는 해가 갈수록 열약해져갈 것이 자명하다. 그런 우리의 처지를 고려하면
이제 개별진료행위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특히 '관리 기간'에 대한 수가 반영을 요구해야
한다. 이는 총액제와 포괄제로 가는 길목을 막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마침 복지부는 선택의원제의 명분으로 '질 관리'를 앞세웠다. 그러면 당연히
충분한 진료횟수가 질관리에 중요하다는 것을 복지부에 각인시켰어야 했다.
관리 책임도 없는 약사들에게조차 장기처방에 대한 노력비를 더 주던 복지부인데
왜 관리 책임이 있는 의사들은 '기간 보상'에 대한 요구가 없는지 의아할 뿐이다.
그것도 선택의원제에 복지부가 질 관리를 들고 나왔지 않은가?
보사연의 연구결과에는 고혈압 당뇨병의 만성질환 총액을 5만6천원으로 잡았다.
이는 연간 진료횟수를 한달에 한번도 안되게 잡은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우리는 이를 반박해야 한다. 이런 식의 총액관리료 제도는
만성질환 관리를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퇴보시키는 것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만성질환자에 대한 '관리기간 보상'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보사연 연구대로라면 선택의원으로 100명의 고혈압 당뇨 환자를 확보하면 연간
560만원(월간 46만원)의 진료비 수입이 발생한다. 100명이 적지 않은 수치임에도
수입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사연의 연구결과를 보면 만성질환제 도입으로
인센티브로 던진 떡은 떡이 아니고 독이다.
실재로 꼭 일어나고 나서 비로소 알게되는 지도자들이니 지금 뭐라 해본들 이해조차
안 될 것이다.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당했으니 지금 지도자들만 질책하기도
그렇다. 우리는 복지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항상
지협적인 것을 가지고 우리끼리 갑론을박했으니 말이다.
선택의원제로 가게되어 이제 만성질환은 '박리다매' 진료가 되고 말았다.
이번 선택의원제는 진료 질 하고는 거리가 멀다. 복지부도 이것을 잘 안다. 그러니
관리보고서니 뭐니 꼬리를 달아서 질을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잡무가 많아진 박리다매 진료 .....이것이 이번 선택의원제의 골자이다.
이런 제도가 도입된 것에는 우리들의 어리석은 지도자들도 한 몫을 했다.
박리다매진료는 결국 '환자 유인', '편법 진료' '질 저하'를 불러오게 된다.
특히 사무장 병원 등에서 만성질환자를 유도하기 위한 여러가지 백태가 난무할
것이다. 만성질환자를 급성질환으로 바꾸어 진료하는 편법도 늘어날 것이다.
그에따라 복지부는 심평원을 통해 관리보고를 빌미로 대규모 삭감과 환수조치를
단행 할 것이고 이래저래 조용히 진료하는 정상적인 회원들만 피해를 볼 것이다.
선택의원제에 동의하는 지도자들은 건보공단이 기존 재정 이외에 돈을 더 끌어와서
선택의원관리수가를 책정해 주거나 일부는 다른 수가에서 떼서라도 선택의원에
수가에 돌려주는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선택의원관리비를 조금 더
받고 우리는 만성질환 포괄수가제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환자 한명당 5만6천원 ....
만성질환에서 현행 수가 대비 50% 이상 삭감당하는 꼴이다. 우리 손으로 우리 눈을
찔렀으니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다.
바랄것은 이제 병원진료를 받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제도를
무산시키는 일 밖에 없으니 우리 손을 떠난 것이다. 만성질환 중 병원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중에 많은 수가 합병증으로 인해 의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들이니
선택의원제를 시작해도 병원에서 의원으로 넘어오는 환자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관리비 받고 본수가를 내주는 손해보는 거래이고 환자수마저 늘지 않으면
박리다매 진료로 버티기 힘들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선택의원제는 기존의 포괄
수가제처럼 복지부의 고시만으로 수시로 지불제도가 바뀔 것이다.
내과의사들도 이제 하루 빨리 대체진료를 찾아보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김상섭 그렇군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성질환관리제는 강력하게 반대해야될 것 같습니다. 2012-05-10 22: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