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건소 확충계획 철회하라`
성상규 2012-08-15 14340
`서울시 보건소 확충계획 철회하라`

의협, 국가 의료자원 낭비·민간의료기관 황폐화 지적

입력시간 2012.08.13  12:36:00

의협신문 고수진 기자 | sj9270@doctorsnews.co.kr  

서울특별시가 2014년까지 중소형 보건지소 75개소를 확대하는 '건강서울 36.5'를 발표한데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무리한 정책추진이라며 예산낭비를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취약계층만이 아닌 시민 모두가 적정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개념으로 보건지소 75개소 신규 확충 등을 담은 공공의료마스터플랜 정책 추진을 발표한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3일 성명을 내어 `국가의 할 일과 민간의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포퓰리즘에 근거한 선심성 보건행정`이라며 보건지소 확충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2012년 도시보건소 사업안내'와 최근 국회 보고 '2012년도 주요업무 추진형황'에서도 나왔듯이 보건소 기능을 일반진료에서 '사전 예방적 건강증진'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의 정책방침과 달리 보건소 등의 1차 진료기능 확충에 매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보건복지부의 도시보건지소 본래 취지는 보건의료취약계층 주민의 보건의료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 수단이지 불특정 다수 주민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라면서 `서울시는 건강주치의제·영유아 산모 돌봄서비스 등 일반계층을 대상으로 한 업무 내용으로 본연의 보건지소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지적했다.
 
이는 민간의료기관들과 불필요한 갈등과 경쟁관계를 초래함으로써 보건의료시장질서를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병의원 수는 7688개소(2011년 6월 기준)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집중돼 있어 주민의 진료 등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양호하고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장애인복지관,보건단체 등 보건의료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의협은 `이미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상황에서 민간 의료기관과 협력하려 하지 않고 보건소를 무리하게 확충하는 것은 국가 의료자원의 낭비`라면서 `현재 지자체마다 지방재정 부족으로 무상보육 확대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보건소 확충 사업이 과연 타당한 정책 추진인지,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민간 의료분야는 과포화상태이며, 과당경쟁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도산하는 의료기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지소의 무분별환 확충은 민간 의료분야의 황폐화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공공의료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민간 의료기관과의 긴말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보건지소 확충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고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