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 중인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방안 연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은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실시한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방안 연구’를 다음 달에 마무리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연구 진행이 최소 5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어 복지부의 보장성 확대 계획에 따른 2013년부터 초음파 급여화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심평원은 초음파 급여화 연구 지연의 원인을 대한의사협회가 행위분류안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심평원에 따르면 의협은 당초 지난 3월까지 초음파 검사 행위분류안을 심평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연구를 주관하고 있는 심평원 급여정책연구팀 정설희 팀장은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방안 연구는 초음파 비용 및 행위 등의 분류안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의협이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급여인 초음파 검사는 현재 현황 파악이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원가분석을 위한 비용조사와 초음파 검사 현황조사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의협에 수차례 공문을 발송했고 복지부에서도 협조문을 발송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 심평원 측의 주장이다.

반면 의협은 초음파 검사 행위 분류작업이 방대해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초음파 검사 행위분류 작업은 원래 대한병원협회에서 나서서 하다가 현재 병협과 의협이 협조해 함께 작업 중”이라며 “지금까지 초음파 비급여 부분에 대한 현황 파악이 안돼 있고 초음파 검사의 종류가 워낙 많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행위분류안 작업이 지연된 배경에 의협 전 집행부 책임도 일부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당초 초음파 검사 행위분류안은 의협 전 집행부가 심평원으로부터 요청받은 것인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 집행부가 넘겨받았다가 설명이다. 

다만 심평원의 행위분류안 제출 요청에 협조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송 대변인은 “심평원의 행위분류안 요청에 협조하겠다는 것이 의협 방침”이라며 “다만 초음파 검사 행위를 분류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언제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심평원은 병협 주최로 진행 중인 초음파 검사 급여화 연구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병협은 지난 4월 의협 및 초음파 관련 학회 등과 함께 연구비를 갹출해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손명세 교수)에 ‘초음파검사 원가분석 및 건강보험 적용방안 연구’를 발주했다.

사실 병협의 연구용역은 심평원이 진행 중인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방안 연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병협은 이 연구를 통해 객관적 방법의 원가산출과 현실적 초음파 급여 방안 마련함으로써 심평원이 초음파 검사 급여를 비현실적으로 낮게 산정하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다.

병협의 연구 추진에 심평원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급여정책연구팀 정설희 팀장은 “최근 병협이 심평원이 진행 중인 연구와 관련한 로우데이터(Law Data)를 공개하라는 주장을 했다”며 “병협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심평원에 로우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오히려 병협이 진행 중인 연구가 무슨 목적으로 어떤 내용을 연구하는지 되묻고 싶다”며 “연구 책임자 입장에서 볼 때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