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건복지부가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약제 급여기준 고시를 강행했다.
복지부는 지난 29일 고혈압약제 일반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개정안'을 고시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는 지난 9월 26일의 행정예고안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고시 적용 대상 환자군은 심혈관계질환 등 동반질환과 합병증이 없는 단순고혈압환자이다.
고혈압약제의 치료 시점을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당초 행정예고는 혈압이 140-159/90-99mmHg에서 약제 투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하지 않는 환자는 우선적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하도록 했다.
복지부 보험약제과 방혜자 서기관은 `의료계에서는 마치 생활습관병을 개선하지 않으면 약을 투여할 수 없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그 부문을 '권고사항'으로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약제 투여 원칙에서는 혈압강하제는 1종부터 투여하되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이 100mmHg 이상이면 처음부터 2제 요법이 인정된다.
혈압강하제를 투여해도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다른 기전의 혈압강하제를 1종씩 추가할 수 있다.
단, 4성분군 이상 투여할 경우 투여소견 기재하면 사례별로 인정된다.
또 2제 요법때 ▲Diuretic α blocker ▲β blocker ACE inhibitor ▲β blocker Angiotensin Ⅱ receptor antagonist ▲ACE inhibitor Angiotensin Ⅱ receptor antagonist 병용조합은 권장하지 않되 타당한 사유를 적으면 사례별로 인정된다.
방혜자 서기관은 `의학계 등은 4성분군 이상 투여와 일부 2제요법을 아예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오해다. 소견서에 타당한 사유만 기재하면 인정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동일 성분군의 혈압강하제는 1종을 투여하고, 복합제는 복합된 성분수의 약제를 투여한 것으로 인정키로 했다.
방 서기관은 `행정예고 기간에 의료계의 의견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의견을 일부 반영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구는 수정을 가했다`며 `이번 일반원칙 규제라기 보다는 최소한 이 정도는 지켜달라는 의미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와 심장학회 등 의료계는 복지부가 고혈압약제 급여기준을 신설한다고 예고한데 대해 임상현장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부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해 왔다.
의협은 복지부의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서에서 `고혈압은 적극적인 치료로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것이 결국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며 `급여기준으로 인해 혈압 조절이 적절하고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