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결산] 논란끝 소아청소년과로 개칭
이정돈 2007-12-05 14340
[2007결산] 논란끝 소아청소년과로 개칭

6월 27일부터 소아과가 소아청소년과로 명칭이 변경됐다.

국회가 3월 6일 본회의에서 "소아과" 대신 "소아청소년과"로 표기된 의료법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2005년 말부터 1년이 넘도록 진행된 "개명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소아청소년과로의 개명논란은 2005년 말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뒤 시작돼 점차 소아과와 내과의 갈등으로 번졌다.내과 환자를 소아과에서 "빼앗아 간다"는 인식이 내과계에 팽배했기 때문이다.때문에 그해 말 추계학회에서 두 과 간에는 "개명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내과에서는 "의대 교과과정이나 전문의 수련과정에 청소년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명칭부터 바꾸겠다는 것은 국민건강이나 전문과목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방향에서 소아과 어려움의 돌파구를 찾으라"고 비판했다.

당시 소아과는 "대한의학회에서도 학문적으로 소아청소년과로 개칭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결론났고, 대한의사협회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의료계 지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내과와 소아과의 내홍이 깊어지자, 2006년 5월 의협은 "소아청소년과 개명을 인정하되 소아청소년의 연령을 16세이하로 정하자"는 중재안을 양측에 제안하기도 했다.결과적으로 이 중재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이 즈음부터 두 과 모두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을 진행,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는 2006년 5월 열린 연수강좌에서 개명추진 결의대회를 갖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같은 해 6월 대한개원내과의사회도 명칭변경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5000여명의 서명명단을 국회 및 보건복지부에 제출, 맞대응을 펼쳤다.

그런 와중에 그해 7월 7일 명칭개정안이 국회에서 무기한 심의보류돼, 소아과의 명칭변경의 길은 요원한 것처럼 여겨졌다.소아과 의사들은 일제히 항의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발했다.

반 년 뒤인 올해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법안이 가결되면서 개명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3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인원 198명중 194명이 찬성, 오래된 개명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줬다.

6월 27일부터 소아과는 소아청소년과로 개명됐다.진단방사선과가 영상의학과로 바뀌는 날과 시기를 맞춘 것이다. 이때부터 소아청소년과는 회원끼리 간판 제작 공동구매를 하는 등 빠르게 간판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한편 소아과와 내과의 갈등은 장동익 당시 의협회장이 사퇴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2006년 7월 명칭개정안이 국회에서 무기한 심의보류된 것은 장 전 회장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 전 회장은 소아과 명칭 변경에 원칙적으로는 합의하면서도 이면에서는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 등을 찾아 법안을 보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소아과의사들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이 소위 "오진암 사건" 등과 맞물리면서 그해 10월 장 전 회장의 불신임안이 임시총회에 상정되기도 했다. 반 년 뒤 소위 "로비파문" 등으로 장 회장이 사퇴하기까지, 장 회장 집행부가 흔들리기 시작한 배경에는 소아과와 내과의 갈등이 있었다.

 
의협신문 김혜은기자 khe@kma.org  
입력: 2007.12.04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