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의사의 전화 진료 자체는 직접 진찰에 해당하지만 요양급여 청구 대상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양창수 대법관)는 환자를 실제로 진료하지 않았거나 전화로만 진료한 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의사 김모(4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천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화 등을 이용한 진찰을 '직접 진찰'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과 복지부 장관 고시는 내원을 전제로 한 진찰만을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했다`면서 `전화 진찰을 내원 진찰인 것처럼 해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또 의사 김씨가 자신의 불면증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병원 직원 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제3자에 대한 처방전 발급을 통했더라도 의사가 의료 목적으로 자신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는 것은 마약류관리법에서 정한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파기 환송 사유를 설명했다.
정신과 의원을 운영하던 김씨는 진료하지 않은 환자나 전화 진찰을 한 환자 명의로 요양급여를 신청해 1천200만원을 챙기고, 자신의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 직원 명의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씨에게 벌금 1천500만원, 2심은 1천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