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경선에 대한 소고
박성규 2014-04-23 14547

[2014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경선에 대한 소고]

 

금번에 실시된 개원내과의사회장 경선과정을 지켜본 나의 소감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경선전이나 도중에 후보로부터 나에게 주어진 여러 차례의 제의를 모두 거절하고

회원이자 지지자로서 사심없이 선거운동을 도와주었기에 떳떳하게 이글을 씁니다.

 

각자의 의견이 따라 경선을 반대하는 분도 있고 경선을 찬성하는 분도 있는데

저는 단연코 경선을 찬성하는 사람입니다.

경선의 단점으로 지적하는 단체의 분열과 후유증을 지적하는 분들의

우려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일부의 원로들의 의견을 모아 회원들의 형식적 동의를 거쳐 선출된 회장이

무슨 소신이 있겠으며 어떻게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가 있겠습니까.

 

경선은 후보자의 사람됨, 생각이나 의지등을 회원들이 직접 알 수가 있으며,

후보자는 자신과 공약사항들을 회원들로부터 동의와 검증을 받는 제도입니다.

경선과정을 통해 후보자는 회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여론을 수렴하여 공약을 만들어 나가며,

상호 대화를 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와 생각을 상대에게 전달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므로써 그 단체의 힘을 결집해나가는 중요한 행사이므로,

일정한 목적을 갖는 단체라면

새로운 회장선출을 위한 경선과 그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4월20일 대의원총회장에서 `고문에게도 대의원자격을 주어야 한다`는 제안을

45/65의 압도적 표차로 부결시킨 것은 바로 우리 회원들이 회장 선출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하나의 증표하고 여겨집니다.

 

이번 경선에 참여한 후보자들은 두분 모두 성실하게 선거전에 임했으며,

경선과정에서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로인해 선거에 참여한 모든 대의원님들은 후보자들의 인품및 의지와 역량에 대해

잘 파악하셨으리라 봅니다.

또한 후보자들은 역대의 어느 회장보다 상세히 각지의 개원가 현실과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았고, 자신의 의지와 약속을 회원들에게 다짐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험난한 여정을 헤쳐나가야 하는 금번 회장단이 경선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경선은 여러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별다른 잡음이나

후유증없이 성공적으로 치루어진 선거였습니다.

개원내과의사회에 회장경선이라는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이지요.

 

다만 경선과정과 후에 느꼈던 옥에 티... 부족하거나 개선해야할 점 몇가지를 되돌아 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경선과정에 현직 회장단의 선거운동개입이 그 하나입니다.

후보당사자나 그 지지자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는 달리, 현직 회장단의 적극적인

선거운동참여는 대의원들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해야 하며

이것은  어느 다른 단체의 경선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이런 형태의 현직임원단의 선거운동개입이 허용된다면 전임자의 지지를 받지 못

하는  후보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 지라도 회장경선에 도전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전직임원단의 도움으로 당선된 차기 후보자가 마음의 부

채로 인해 이전의 부당한 정책을 승계한다면 이 또한 회원들의 바램이 아닐 겁니다.

  

두번째는 대의원회 임원의 자리를 매개로 한 득표전술입니다.

이번 경선에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양쪽이 모두 이런 전술을 사용하였습니다.

자리를 매개로한 득표전술은 금전으로 매수하는 것과 똑같이 취급해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의원회 임원의 자리에 오른 분은 집행부의 훌륭한 동반자는 될 수 있으나,

대의원의 중요기능 중 하나인 집행부견제와 감시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의 경선에서 한 대의원이 자기에게 좋은 자리를 준다고 해서 더 훌륭한 후보자를

제쳐두고 차선을 택하는 일이 생긴다면 대의를 맡긴 일반회원의 입장으로 볼 때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할 것입니다.

더구나 자리를 제안 받는 대의원은 그 지방의 유력한 분으로서 다른 대의원에게 영향

을 미칠 수 가 있으므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정해야 하며,

만약에 피치 못하게 제안을 수락해야 한다면 다른 대의원에게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면 그건 두 번 잘못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에 선출되신 대의원 임원님들은 경륜과 인품이 뛰어나신 분들이고 결코 그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다음에는 어떤 분이 될지 알 수 없으

므로, 차제에 집행부와 미리 약속을 하고 선발하는 대의원 임원 선출제도는 개선되어

야 한다고 봅니다.

 

세번째는 선거종료후 정리과정입니다.

애초에 질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선거에 임하였지만 예측보다 2표적게 나온 패배였습니다.

그러나 매우 값진 패배라고 봅니다.

경선을 통해 회장후보자들은 회원들에게 더욱 좋은 공약을 개발하여 제시하였고

한층 더 결연한 의지로 회원들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하였으니

결과적으로 모든 회원들의 승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경선 종료후 이어진 피로연에서 승자에 대한 축하의 자리만 있었지

패자에 대한 배려나 위안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진 사람도 분명히 우리의 일원이며 또한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분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일반회원들은 패자에게 더욱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승패를 떠나 경선과정에서 있었을지 모를 상처나 앙금을 보듬어 안고 봉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합시다.

경선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마무리 짓는 것을 보니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패한 후보자를 위로할 겸 만나보았습니다.

최선을 다해 뛰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면서 어려운 시절을 헤쳐 나가야하는 차기집행

부를 오히려 염려하여주고, 자신은 일반회원으로서 감시자이자 성실한 후원자로 남을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선선히 패배를 인정하는 소탈한 모습에 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선과정에 난무하는 여러 억측과 소문들을 일축하고 경선을 완주해 준 최성호 후보자

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다음에도 이런 굳은 신념과 의지를 갖춘 젊고 역량 있는 후배들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경선이 우리 회를 분열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버린 깨끗한 승부였고,

뚜렷한 목표의식과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당선자와 그 집행부가 수많은 회원의 염원을

 이끌어주는 횃불이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진 사람이 왠 말이 그리 많냐고 너무 탓하지 말아 주십시오.

원래 그런 사람들이 생각이 더 많고 깊은 법이니까 이해하여주시길 바라오며

이런 걸 모아 우리들의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나갑시다.

 

자...이제 내일의 태양이 떴습니다. 일터로 돌아갈 시간이지요.

내가 찾아가지 않고 나를 보기위해 찾아오는 일터가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보잘 것 없는 저의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개원내과회원님들과 이명희 집행부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14. 4. 23

 

박 성규.

 

 

양승호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승자, 패자 모두가 승리자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두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2014-04-24 09:26:00
김종웅 현 회장이 자기가 속한 모임에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지역의사회일을 17년간 해온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점입니다, 회칙에 규정한다면 저희 내과가 웃음거리가 될것이기에 그런 주장은 하지않지만 차후에는 절대 금지가 되어야 합니다 2014-05-01 18: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