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 의원은 어디?
윤중원 2014-09-17 14443

보건복지부가 이달 말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참여 의료기관이 어디인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원격의료 시범사업에는 일부 시·군·구 지역 의사회가 참여키로 했으며, 각 의사회에서 추천한 의원급 의료기관 6곳이 참여한다.

복지부는 이들 6곳 의원과 보건소 5개소, 교도소·군대 등 특수지 시설 2개소 등 총 11곳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키로 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일선 시도의사회는 해당 의원이 어디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시범사업 참여 거부 방침을 정하고,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원격의료 입법저지를 위해 '최고 단계의 투쟁' 감행을 천명한 상황에서,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의료계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와 다름 없기 때문이다.

A지역의사회는 16일 정부 발표 직후부터 산하 시·군·구의사회에 시범사업 참여 의원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진력을 쏟았다.

A의사회 관계자는 `시범사업 참여 의원이 우리 의사회 소속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와 진위 파악 중이다. 그러나 관내 모든 시·군·구의사회에서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B의사회 역시 복지부 발표 직후 산하 시·군·구의사회를 통해 조사에 들어갔으나 참여 의료기관의 존재 여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다른 시도의사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참여 의원의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16일 기자 브리핑에서 시범사업 참여 보건소의 경우 △서울 송파 △강원 △충남 △경북 △전남 등 5곳을 공개했으나, 의원급 의료기관의 명단은 공개를 거부했다.

복지부는 해당 의원측에서 정보공개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을 비공개의 구실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대한 제도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비밀리에 선정하고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향후 시범사업 평가 결과의 신뢰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이 파악되면 항의방문 등 대응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달 23∼24일 워크샵을 갖고 정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강행할 경우 시범사업이 시행되는 해당 각 시군구의사회에서 참여 보건소 등을 파악한 뒤 항의방문 등을 갖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성일 비대위 대변인은 `파악이 쉽지 않겠지만, 만약 시범사업 참여 의원의 정보가 공개되면 해당 지역 의사회로부터 매우 강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