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내과의 위기…사상 첫 전공의 미달 “정부, 저수가 문제 해결해야”
관리자 2014-12-16 14410

 

기사입력 2014.12.15 16:59:54 | 최종수정 2014.12.16 08:41:26

 

김영호 씨(가명·46)는 경기도 한 신도시에서 13년간 운영하던 내과 병원을 지난해 말 매물로 내놓았다. 현재는 페이닥터(월급쟁이 의사). 김씨는 직원들 월급은 고사하고 생활비조차 벌기 어려울 정도로 병원 운영이 힘들었다내과는 국민과 가장 밀접한 과인데도, 문 닫은 지 1년이 되도록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모 원장도 최근 병원을 정리하고 봉직의로 옮기기로 마음을 굳혔다. 어렵게 인천에 병원을 열었지만 경영난으로 개업 때 얻은 빚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그는 저수가가 발목을 잡으니 운영이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의사도 가장인데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가장 가까운 병원, 내과가 위기다. 내과는 머리가 지끈거릴 때, 배가 살살 아플 때 손쉽게 찾는 병원이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났을 때 문을 두드리는 병원도 바로 내과다.

 

시진(보고청진(듣고촉진(만져보고탁진(두드려보고)만을 통해 병을 찾아내 친숙하게 느껴지는 병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가까운 병원인 내과에 위기가 찾아왔다.

 

의료계 메이저 4과인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가운데 내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년 전공의 정원을 채워 왔으나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2015년도 레지던트 1년차 원서 접수 마감일이던 지난 3일 전국 수련병원 내과의 지원율은 93%였다. 사상 첫 미달 사태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50명 정원에 41명을 채웠다. 을지대병원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내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의대생들이 지원을 기피한 탓이다.

 

왜 불투명한가. 일단 수지가 맞지 않는다. 서울시 은평구의 한 개원 경우를 생각해보자. 일단 병원 문을 열려면 내시경 등 기계값과 인테리어 비용이 든다. 기계는 성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평균적으로 7000~8000만원 정도다. 인테리어 비용은 보통 3.3150~200만원이다. 보통 내과 크기인 132를 기준으로 하면 6000~8000만원이다. 간판 설치 등 추가 비용을 더하면 1억원이다. 임대보증금 5000만원과 각종 부대비용이 추가되면 개원 시 최소 3억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인건비가 추가된다. 병원은 보통 간호조무사 최소 2(세금 포함 400만원)을 둔다. 간호조무사 대신 간호사를 고용할 수도 있지만 임금이 20~30% 더 높다.

 

건물 임대료(300만원), 수액·주사제 등 약제비 200만원, 은행 대출 원리금 상환에 월 400만원가량이 든다. 매월 1300만원 정도 비용이 나간다.

 

이제 수입 부문을 보자. 내과 진찰료는 초진(13000)과 재진(9000)으로 나뉜다. 환자는 의료보험에서 지원을 받아 3000~4000원 정도 부담한다. 의사 몫은 환자 1인당 평균 1만원 정도로, 하루 환자 수 50명에 월 25일 병원 문을 연다고 하면 월 진찰료 수입은 1250만원 정도다. 결과적으로 내과에서 하루에 50명의 환자를 매일 본다고 가정했을 때 이런저런 비용을 다 빼면 매달 최소 5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이것도 잘나가는 병원 상황이다. 한 내과 전문의는 동네 병원은 하루 환자 30명 받는 곳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왜 내과 환자가 이렇게 줄었을까. 모든 환자들이 대형 병원으로 몰리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내과의 고유 영역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주된 이유다. 과거 내과의 고유 영역이었던 혈압이나 당뇨 질환 등을 요즘은 가정의학과나 정형외과에서 다루고 있다. 내과 간 경쟁에 더해 다른 과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모 내과 원장은 가정의학과나 정형외과, 산부인과에서도 혈압약을 처방해준다환자들이 굳이 내과를 찾을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내과의들은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알레르기 등 전공 분과를 정해 2년간 추가 수련 과정을 거친 전문의로 개업을 한다. 서울시 광진구에서 12년째 내과를 운영해온 김영관 원장은 단순 감기 환자 치료만이 아닌 검사 등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다내시경 기계를 구비했지만 대부분 의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어 한 달에 검사가 몇 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근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의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려면 미래가 보장돼야 한다수가 현실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52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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