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의사도 감정노동자(?)가 아닐까?
송태원 2015-01-30 14388
혹 의사도 감정 노동자가 아닐런지....

지난 12월 28일에 2개월치의 당뇨약을 지어가신 할머님이 약을 분실했다고 하면서 오셨다.
할아버지가 무척 말도 안들으시고 아무리 환자가 없더라도 그런 환자는 오지 말았으면 하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자주 보이는 할아버지의 할머니다. 항상 병원에 오시면 할아버지때문에 못살겠다고 하시는 분인데 부부는 닮아간다고 하는 것이 맞는지 요즘은 할머니도 알게 모르게 
할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간혹 공격적이고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아닌 환자의 잘못으로 인해 서 약을 분실하면 나랏님께서는 분실한 약은 절대로 보험으로 하지 말라고 한다.
나랏님께서 그리 완고하게 분실한 약에 대해서는 보험으로 하지말라고 하는데 한갓 힘없는 이 나라의 의사가 어찌 그런 나랏님 말씀을 거역할 수가 있을까?
할머님한테 `환자의 잘못으로 분실한 약은 원칙적으로 보험이 안되지만 제가 방법을 찿아 보겠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리려니까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그러면 약을 먹지 말라는 것이냐? 내가 일부러 약을 잃어 먹었느냐? 그러면 안 먹으면 되지 않겠느냐.`하고 오히려 역정을 내셨다. 속에서 은근히 부화가 났다.
왠만하면 내가 참았겠으나 그동안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했던 지난 날들의 기억들이 퍼득 떠올라서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하였다.
`할머니, 그러시면 안되는 것이지요. 나랏님께서는 환자의 잘못으로 잃어버린 약에 대해서는 환자의 잘못이니까 절대로 보험으로 하지 말라는 원칙을 먼저 말씀을 드리고 제가 도와드릴 방법을 찿는 중인데 다짜고짜 저한테 역정을 내시면 저도 사람인데 할머님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겠습니까? 안들겠습니까?` 하고 목소리의 톤을 올려서 이야기를 하니까 나의 말이 뜻밖이였는지 할머니께서 갑자기 꼬리를 내리시고(?) `사실은 내가 집에서 할아버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하시면서 아까와는 다른 표정을 지우신다. 한국 사람은 참 못됬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한테는 함부로 대하고, 자신보다 높다고 생가하거나 강하게 나오는 사람한테는 끽소리도 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그 할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에 마트에서 계산을 하거나 전화교환원 같은 사람들만 감정 노동자가 아니고 어쩌면 의사들도 감정노동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정용 동감합니다.... 2015-01-30 15:56:00
강태경 저도요~행복한 표정으로 오는 분 드믈죠 2015-01-30 23: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