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는 달리 현대는 앉아서 일한다.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 편안히 앉아서 일하는 것은 사치처럼 보였고, 누구나 앉아서 일하고 싶어했다. 서있는 것 보다 앉는 것은 확실히 편안하다. 그러나 제대로 앉지 않으면 허리에 치명적인 병을 부른다. 게다가 앉아서 일하는 것은 서 있을 때 보다 허리에 더 많은 부담을 주며, 이러한 부담은 척추의 퇴행으로 이어진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앉아있을 때 허리가 받는 부담이 서있을 때 보다 큰 이유는, 상체의 무게를 하체로 전달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척추가 지지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앉아서 일하는 것이 몸을 움직여서 일할 때 보다 척추의 부담을 더 많이 주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것과 같이 편하게 앉아서 일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 앉는 자세가 허리병을 부른다.
앉아 있다는 것은 안정되고 곧추세워진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다. 근육으로 하여금 몸통, 목, 그리고 어깨를 고정된 자세로 유지하도록 만든다. 이는 근육 내 혈관을 조여,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근육에 혈액의 공급을 저감시킨다. 혈액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피로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근육을 약하게 만든다. 또한 제한 된 움직임 및 활동으로 인해 심장활동과 혈액의 흐름이 느려진다. 계속되는 혈액순환의 저하는 피로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근육 만이 아니다. 앉는 자세가 목과 허리를 구성하고 있는 척추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로 인해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혈액흐름이 늦춰지고 등과 허리, 목의 근육에 피로를 야기하며, 척추에 높은 긴장을 주게 된다. 긴장된 척추는 척추디스크에 계속적인 압착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척추의 퇴행을 빨리 진행시키게 된다. 즉 우리는 편하게 앉아서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척추는 몸을 움직일 때 보다 더 많은 부담을 받게 되고 이는 우리 몸 에서 조용히 척추의 퇴행을 진행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 앉아서 하는 일도 여러가지다
앉아서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쪼그려 앉아서 하는 일,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서 하는 일, 의자에 앉아서 하는 일로 구분이 된다.
쪼그려 앉는 다는 것은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를 뒤로 빼서 앉는 자세인데 농사, 특히 비닐하우스 재배농사를 하는 농업인, 그물에서 생선을 떼고 손질하는 어업인이 대표적인 쪼그려 앉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계속 바닥에 앉지 못하고 쪼그린 자세로 허리를 숙여서 일을 해야 하므로 척추가 쉽게 굽어지게 된다.
이 같은 일을 수 십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척추의 퇴행이 진행되고 척추관협착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일을 하다 보면 척추의 뼈마디가 굵어지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도 두꺼워져 척추관을 좁게 만든다. 뼈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도 닳아 없어져 신경 압박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농부병이라 불리우는 척추관협착증은 농업인, 어업인 뿐 아니라 오랫동안 가사일에 종사한 전업주부들에게도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이와 달리 좌판 장사나 용접, 부품조립 작업자 등은 하루에 몇 시간씩 등받이 없는 의자에서 앉아 일하고 있다. 이런 경우 척추를 지지해 주는 부분이 없어 자연스레 웅크려 들게 되며,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된다. 특히나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을 때에는 등을 곧게 펴기 힘들기 때문에 고개를 내밀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기 쉬우며, 공장 작업자 등은 맞지 않는 의자와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팔꿈치만 작업대에 대고 허리는 굽어있는 자세가 되기 쉽다.
이런 자세가 누적되면 등과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게 되고 골반도 틀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있을 때 허리가 받는 압력이 100이라면,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있을 때 허리가 받는 부담은 140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 작업관련 근골격계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특히 추간판탈출로 인한 신경압박 및 허리부위에 염좌가 발생하여 통증 및 감각 마비될 수 있다. 추간판탈출증(일명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사이에 있는 수핵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을 밀거나 찢으면서 돌출, 허리나 다리통증을 유발시킨다.
사무직이라도 허리병에서 자유로운 것은 절대 아니다. 근래 들어서는 육체노동자 보다 사무직에서 요통이 더 빈발 하는 것도 의자와 척추와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의자에 앉는 자세에서는 허리의 굴곡이 일직선으로 변하면서 척추뼈 사이 디스크 압력에 불균형을 유발하여 요통이 발생한다. 앞으로 숙이고 앉는 자세가 오래될 경우 허리 뒤쪽의 인대와 근육조직이 늘어나 근력약화를 초래하고, 약화된 근육은 허리사용을 위축, 관련질환이 발생하는 악순환도 반복된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면서 기대는 자세나, 엉덩이만 의자 끝에 붙인 자세 둘 다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 또한 컴퓨터의 사용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과 그에 따른 불안정한 자세는 현대인이 겪는 척추측만증, 추간판탈출증, 척추전방전위증, 디스크 내장증 등 각종 요통뿐 아니라 목디스크 등 다양한 질환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VDT증후군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 어르신들의 척추관협착증은 특히 위험
그래도 등받이 없는 의자나 등받이 있는 의자에서 일하는 사무직의 경우 대부분 청, 장년층이고 이상이 보일 때 바로 치유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의 결과도 좋은 편이며, 지금부터라도 스트레칭이나 예방법 등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수 십년간 쪼그려 앉아서 했던 농사일 등으로 발생된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 나이가 많고, 오랫동안 진행된 척추의 퇴행으로 인해 빠른 치료가 절실하다. 이 경우 서거나 걷기만 해도 다리 저림, 엉치통증이 극심하여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른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오랫동안 진행된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초기에는 약물, 물리치료 등을 고려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는 수술 외엔 별 다른 방법이 없다”며, “최근 연로한 어르신들을 위한 수술법이 발달해 부분마취를 이용한 미세현미경감압술 같은 수술이 도입되어 빠른 회복은 물론, 수혈 등이 필요하지 않아 2차 감염의 우려도 적어 고령자도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다” 고 조언했다. | 허리를 위한 바른 자세로 앉는 방법 | 1. 엉덩이는 의자 깊숙이 모서리에 넣어준다.
2. 상체는 곧게 펴서 앉는다.
3. 양 무릎간의 거리가 어깨 넓이 정도가 되도록 하고, 발바닥간의 거리는 무릎보다 약간 넓게 위치시킨다. 이때 발바닥이 모두 바닥면과 닿도록 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