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의료산업화 움직임 걱정"
이정돈 2008-02-28 14337
"이명박 정부 의료산업화 움직임 걱정"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 새 정부 보건의료정책 전망
 
[단박인터뷰]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이상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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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이 공동대표.
"한국의 공보험 시스템은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제도다. 하지만 국민들의 만족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낭비적 요소를 줄이기 위해 지출합리화와 수가 현실화를 골간으로 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까지 건강보험공단의 싱크탱크인 건강보험연구원 원장을 지냈던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도전에 직면하게 될 건강보험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참여정부의 정책을 계승, 확대 발전시킬 이명박 정부의 의료산업화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미국식 방임형 보험제도가 유입될 수 있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생각들을 지난해 창립된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통해 사회의제화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 단체 공동대표를 겸한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어떤 단체인가
=국회에 등록된 정책연구개발 단체로 지난해 6월에 출범했다. 복지국가와 관련된 정책을 개발해 사회 공론화 하자는 게 주요설립 목표다. 복지국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논의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싱크탱크 쯤으로 이해하면 될 거다. 하지만 의제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제도화 되도록 하는 실천적 측면을 담보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 단체나 활동들과 차별점이 있다.

-단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나는 본래 복지국가주의자다. 지난 3년간 공단에서 했던 일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충하는 일이었다. 지향점이 갖다. 의료서비스는 개개인의 경제적 조건에 상관없이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서비스돼야 한다는 점메서 사회적 인권의 전제조건이고 복지국가의 이념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현 건강보험제도를 평가한다면
=외국에 나가면 한국의 공보험제도를 부러워 하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그동안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 지난 정부에서는 부족하지만 의료사각 지대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공을 들였다. 문제는 보장성이 여전히 OECD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만족도가 낮다는 점이다.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건강보험재정을 보험료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안된다. 국고지원금을 현행 18%에서 30%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5조원의 재원이 추가확충되는 데 이 것만으로도 보장성이 64%에서 75%까지 확대될 것이다.

-새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전망한다면
=의료서비스 산업화가 노골적으로, 속도감 있게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영리병원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가 핵심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의료서비스를 시장에 내주는 급속한 시장화 방식은 채택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공보험이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것은 새 정부에게도 부담스런 일이다. 미국 금융자본의 압력과 국민정서, 시민사회의 저항에 직면해 딜레마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기조는 의료시장화 정책에 반대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보건의료에만 국한시켜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복지국가를 전제로 경제와 사회, 문화적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재원마련을 위한 거시적 관점이 요구된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지향하는 보험체계는 유럽식을 말하나
=특정나라를 모델로 산정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본다. 나라마다 경제, 사회적 여건이 다르다. 영국이나 스웨덴의 경우 공공의료가 95% 이상을 점유한다. 한국은 10% 수준에 불과한데, 스웨덴식으로 가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상황을 반영한 모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보험시스템은 현재 영국 등의 NHS, 독일 등의 SHI, 미국의 자유방임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형 NHI 보건의료체계로 가면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공보험제도는 장점이 많다.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불만들도 많지 않나
=그렇다. 앞으로 공보험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만족도를 제고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장성 확대와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낭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합리화하고 수가를 현실화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돌파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미 FTA 비준문제가 조만간 논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능동적 교역확대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한미 FTA는 아니다. 보건의료에서보면 한국민의 삶속에 녹아 있는 사회문화적 요소들을 미국식으로 바꾸라는 요구밖에 안된다. 무엇보다 국내 공보험체계는 파괴될 게 뻔하다. 결사코 반대할 것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향후 목표는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시장주의에 맞선 저항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아쉬운 것은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이 최근들어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개발된 의제와 정책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내고 필요하면서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것이다. 진보적 관점에서의 저항동력이 살아나고 활성화되는 토대를 구축할 진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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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 최은택 기자 (etchoi@dreamdrug.com)
블로그 : http://blog.dreamdrug.com/choi1917
기사 입력 시간 : 2008-02-27 12: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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