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감염관리 개선, 수가조정 우선돼야"
박재영 2006-08-02 14387
"내시경 감염관리 개선, 수가조정 우선돼야"
내과의, "소독수가 및 명문화된 관리지침 마련 시급"
 
지난 1일 PD수첩이 일선 내과의원들의 허술한 내시경 감염관리실태를 보도한 것과 관련, 내과의사들은 내시경의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해서는 현재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는 수가체계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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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의들은 현 수가체계를 유지하면서 내시경학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내시경 감염관리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소독수가 등 정부의 대책마련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의 한 내과의원 원장은 "의원들이 내시경 소독과 관련해 학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 내시경수가로 그만큼의 철저한 위생상태를 원하는 것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완전히 소독된 식기류를 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자를 감염시키기 위해 내시경을 일부러 소독하지 않는 의사가 있겠냐"며 "PD수첩의 보도는 극히 일부 의원들의 잘못된 사례를 부풀려 보도한 것일 뿐이며 실제로 거의 모든 의사들은 현 수가체계 안에서 감염방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과의들은 소독에 필요한 자동세척기를 운영하는 것조차 현 수가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천만원을 호가하는 구입비용과 소독액 교체비용, 일체의 수리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현 수가가 부족함이 많다는 것.

자동세척소독기를 사용중에 있다는 한 내과의는 "내시경 수가를 적용받아 자동세척소독기를 사용하는 것이 왜 불가능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구입비용만 천만원에 육박하고 사용시 마다 교체해줘야 하는 소독액에 한번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수리비 등을 감안하면 현 내시경수가로 자동세척소독기를 사용하는 것은 적자를 피할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사실 PD수첩에서 보도한 대로 중성세제로 소독을 해도 감염의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전문의들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일 것"이라며 "하지만 내시경학회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꼭 지켜야 한다고 한다면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는 타 국가와 비슷한 수준의 수가를 적용시켜 주는 것이 선행과제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이에 내과의들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내시경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독수가의 제정과 명문화된 관리지침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개원내과협의회 이원표 부회장은 "현재 내시경 수가는 기계값과 관련된 부분만 산정돼 있을 뿐 소독부분에 대한 항목은 적용되지 않고 있어 소독과 관련된 비용은 모두 병원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상대가치전면개정으로 수가가 어느 정도 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개정된 수가도 직접비용조차 보정되지 못하는 상황에 있어 소독과 관련된 비용은 수익감소 정도가 아니라 원가보존이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상적인 내시경 운영을 위해서는 소독수가를 제대로 지급하고 소독에 대한 의무적 지침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며 "내시경학회과 공조해 정부와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의해가겠다"고 전했다.
 

이인복기자 (iblee@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6-08-02 / 12:2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