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그 시절이 도래했다. `거기는 독감이 얼마얘요?` 하는 독감백신 접종 비용을 전화로 묻는 전화 말이다. 그러면서 간혹 하는 소리가 청량리에 있는 ooo의원이 접종가를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면 그 병원에서 맞으시면 되겠네....` 하고 끊는다. 청량리에서 좀 거리가 있는 내가 이런 마음이 드는데 그 병원 주위에 있는 동료 의사들의 마음이 어떨런지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도 남는다.
해마다 지금과 같이 독감예방접종 시즌이 돌아오면 덤핑(?)을 치는 의원이 근처에 있어서 동네 반장으로서 좀 그러지 마시라고 전화하기도 귀찮았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조금 떨 어진 용두동에 있는 검진센터라는 곳에서 그 짓을 하더니만, 이제는 청량리에 있는 ooo의 원이라는 한 수 더 위인 강적이 나타나서 청량리쪽뿐만이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는 내게 까지도 그 영향권에 들어가고 말았다. 도대체 이놈의 병원에서 올해는 얼마를 받고 장난(?)을 칠까 궁굼해서 전화를 걸었건만 직원이 `3가는 무료이고요, 4가는 17,000원이야요.`라고 상냥(?)하게 이야기 하였다. 속으로 '그래. 니네는 그렇게 살아라.' 하고 전화를 끊은 다음에 동료 의사들에 대한 일체 의 배려심을 눈꼽만치도 찿아볼 수 없는 그런 몰지각한 병원을 한번 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그 병원을 깔 기회가 한번 왔다. 65세와 66세 부부가 청량리에 살고있는 아들한테 갔더니만 며느리가 그 병원으로 데려가 서 A형간염백신을 나주었다고 1년 뒤에 다시 맞으러 오라고 했다는 소리를 해서 그냥 모 르는 채 지나가도 될 것을 내가 그 병원이 못마땅하고 있는 차에 `세상에 어느 바보같은 의사가 60이 넘은 사람들에게 A형 독감을 맞으라고 해요?` 하고 그 부부가 똑똑히 들으 라고 이야기를 했다. 세상에 4가 독감을 17,000원을 받으면 근처 병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 참 해도 너무한 애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