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지난 17일 일본에 부임한 권철현 신임 주일대사(61)는 18일 도쿄 시내에서 주일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독도나 역사교과서 문제 등 낡은 과제는 우리가 먼저 꺼낼 필요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2일에는 주일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한국어판의 ‘주요 현안 관련 입장’ 메뉴에 올라와 있던 독도와 동해, 역사교과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담은 글이 갑자기 사라진 사실이 도깨비뉴스를 통해 보도되어 "이명박 정부가 일본의 과거사와 독도 문제에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동영상 하나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노무현 독도 명연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으로 2년 전인 2006년 4월 25일 당시 노무현 前대통령이 일본의 해상보안청 순시선 1척의 독도와 울릉도 사이의 한국측 배타적 경제수역 침범을 계기로 국민들에게 독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한 연설 음성이 담겨 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연설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라는 강한 의지가 담긴 말로 시작했다. 이어서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완전한 해방과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이며, 과거 일본이 저지른 침략전쟁과 학살, 40년간에 걸친 수탈과 고문·투옥, 강제징용, 심지어 위안부까지 동원했던 그 범죄의 역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입니다"라며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고 강력한 어조로 이야기 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배타적 경제수역 때문이라며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의도를 우려하는 견해가 없지는 않으나, 우리에게 독도는 단순히 조그만 섬에 대한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하는 문제입니다.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일입니다"라고 조용한 대응이 아닌 공개적 대응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물리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고, 세계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끊임없이 고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본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을 때까지 국가적 역량과 외교적 자원을 모두 동원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일본에게 더 이상 새로운 사과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행위로 한국의 주권과 국민적 자존심을 모욕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것입니다. 역사의 진실과 인류사회의 양심 앞에 솔직하고 겸허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라고 노 대통령은 일본의 도발에 엄중하게 경고했다.

 노무현 前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담긴 이 동영상은 현재 네이버 비디오, 다음 TV팟, 엠엔캐스트 등에서 10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본 상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 마디로 "시원하다"였다.

 "nagi"님은 "정말 명연설이다. 어떻게 내가 일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할 수가 있냐"는 댓글을 올렸고, "wisedragon"님은 "내가 2년 전에는 왜 노대통령이 이런 연설을 했는지 몰랐을까? 갑자기 노무현이 그리워 진다"는 의견을 올렸다. 또한 "너와나"님은 "그가 떠나가니 그가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쩌면 공개적인 대응 보다는 조용한 대응이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에게 적절한 방법일 수도 있다", "지금은 한일이 서로 힙을 합쳐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다. 낡은 과제에 집착하기 보다는 실용 노선을 걷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일본 정책이 더 낫다" 등 이명박 정부의 대일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시민단체 독도본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무식이 독도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영국과 노르웨이 간의 어업권 분쟁,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쁘리야 비히어 사원 분쟁의 사례에서 보듯 국제사법재판소는 침묵과 무대응을 묵인이라고 인정해 계속 도발을 일삼은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므로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즉시 권철현 대사를 즉시 해임하고, 독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오늘의유머와 같은 유머사이트들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키히토 일왕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진과 노무현 前대통령이 고개를 들고 고이즈미 前총리의 목례를 받는 사진을 비교한 게시물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