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비 적정화, 과잉처방 억제 핵심"
이정돈 2008-07-04 14363
"약제비 적정화, 과잉처방 억제 핵심"
심평원 장종호 원장 "의료단체 경력 얽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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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중순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장종호 원장이 공식 취임했다.

심평원 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전히 병원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장 원장이 공단과 함께 건강보험을 지탱하는 기관의 수장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장 원장이 진료현장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건강보험에 대한 소신이나 철학을 확인할 기회가 없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의료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장 원장의 임명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장 원장이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 온 현안들을 해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해 장 원장 스스로도 심평원의 수장으로 임명된 이상 병원경영자 및 병원계 단체의 활동 등을 ‘과거’로 규정하는 등 의료계와의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경영자에서 심평원장으로 임명됐다. 양자가 조금은 다른 입장일 수 있는데 심평원장에 지원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

심평원이나 공단 쪽에서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각과 일선에서 진료를 하면서 심평원을 보는 시각은 차이가 있다.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느낀 현안들을 심평원에서 직접 검토해보는 방향을 생각하게 됐다.

예를 들어서 일선 의사가 심평원에 해결해 주기를 요구하는 사안도 있고 심평원쪽에서 의사쪽에 요구하는 사항도 있는데 이를 심평원에 들어가서 해결해보자, 그래서 의료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있도록 하는 것도 의사로서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임명과정에서 대·내외적인 우려가 많다. 특히 심평원 노조가 임명과 관련한 부정적인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데 향후 심평원 노조를 비롯한 대·내외적인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켜 나갈 것인가?

노조에서는 과거 임상의사, 의료단체의 활동 등의 이력 때문에 의료단체를 대변할 것이 아니냐는 거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 날의 직책이었을 뿐 심평원장에 임명된 이상 과거 의료계단체의 회장이었다는 점 등에 연연할 수 없다. 심평원장으로의 직분을 다할 것이다.

더욱이 심평원은 원장 한 사람의 의사로 좌우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도 이 부분에 대한 지나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또한 건강보험 정책 등에 대해 미숙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의료현장에서 진료를 하면서 건강보험 정책이나 복지부, 심평원 등의 시책에 무관심하면 병원경영을 할 수 가 없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40년 동안 의료현장에 있으면서 노조나 심평원 직원들이 우려하는 것보다 더 깊이 보건의료정책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심평원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임명과정에서 불거진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겠다.

결국 그런 우려들이 장 원장이 병원계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 의사 출신이라는 점에 기인한 바가 큰다. 의사들의 입장을 적극적이진 않겠지만 일정정도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오랜기간 동안 임상의사로 활동하면서 의사들이 생각하는 바를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의사들이 부족한 부분도 잘 알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과잉처방이나 과다청구 등을 줄일 수 있는 지를 잘 알고 있다.

현재 심사건수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있는 심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심사건수를 줄일 수 있느냐, 의사들의 처방을 줄이느냐 등도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도 잘 알고 있다. 향후 이런한 문제들을 심평원 업무에 반영해 자율적으로 적정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심평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이 건강보험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느냐라고 본다. 장 원장의 건강보험에 대한 철학,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민영화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국민건강 보험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이다. 국민들의 의료서비스가 최상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하는게 의사로서, 심평원장으로의 소신이다. 이를 위해 현재 심사·평가의 문제가 있다면 개선점을 마련하겠다.

건강보험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민영화에 대한 언급을 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 시기상조다. 건강보험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이뤄진 후 민영화를 하는게 시기적으로 맞을 것이다. 지금은 조금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그 얘기는 인프라가 구축이 되면 건강보험을 민영화할 수 있다고 이해될 소지도 있는데?

과거 건강보험을 시행할 때도 재원과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많은 걱정들이 있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나는 동안 건강보험은 재정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외국에서도 놀랄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건강보장 및 진료보장의 범위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처럼 향후 5년, 10년 뒤에는 건강보험과 관련한 어떤 사회적, 경제적인 변화가 있을 수 알 수 없다. 때문에 건강보험 민영화 등의 문제는 그 이후에나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6년부터는 재정 안정화의 일환으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강력히 시행되고 있다. 복지부와 함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시행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추진방향 및 계획을 가지고 있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심평원에서는 의약품의 경제성평가, 기등재약에 대한 목록정비 등을 통해 약품의 효율적 사용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약제비 적정화는 중복이나 과다처방 등을 의사들에게 미리 고지, 예방을 통해 적정 약제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본다.

결국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라는 기조가 현 정부에서 그리고 장 원장 임명 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말인가?

정부의 정책은 발표 후 정착이 될 때까지 일정한 시간이 요구된다. 지난 정부에서 발표된 시책이 잘 운영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그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 역시 시행착오를 개선하면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심평원장 취임 후 2주 정도가 지났다. 심평원장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심평원의 조직의 안정화, 심사·평가 가치 향상, 의료의 질 개선 등은 현재도 노력하고 있지만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조직의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업무를 추진하겠다. 또한 의료전달체계 등 의료서비스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상급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개선점을 모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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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 박동준 기자 (pdj30@dreamdrug.com)
블로그 : http://blog.dreamdrug.com/gladiator707
기사 입력 시간 : 2008-07-04 06:2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