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한의사의 면허를 동시에 가진 분을 몇 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그 분들은 의학쪽보다는 한의학쪽에 좀더 친화적이고 애뜻한 감정을 가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마도 아직까지는 그분들의 입장에서는 의사로서 개업을 하거나 의사로서의 생활보다는 한의사로서 개업을 하고 한의사로서의 생활이 돈벌이가 더 좋아서 그럴 것이라고 혼자서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한때는 한의학에 관심을 가진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들로서는 의학신문과 비교가 될려나? 매주 배달되는 한의사들이 즐겨보는 신문을 한의사인 후배가 구독 신청을 해주어서 무료로 오랫동안 보게 되었습니다.
그 신문의 하단에는 의사신문에서처럼 한의사들의 강좌에 대한 광고가 실려 있었고 그 대상은 한의사나 한의대생으로 제한이 있었기에 당시에 관심이 있었던 제가 그 강좌를 들어 보려고 해도 애시당초에 저는 자격이 아니되었기에 못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은 그곳의 연자로 의사가 적혀 있고 간혹은 의사가 쓴 의료서적이 한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서적이라고 광고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것은 의사와 한의사들 사이에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할텐데 한의사들은 그러지 아니한데 일부 의사들은 자신만의 이득 때문에 다른 동료 의사들에게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라지게도 오지랍이 넓어 자신들은 받지도 못하고 한의사들에게 주기만 하는 것인지 하는 속좁은 생각을 하였었지요. 세실이나 해리슨의 번역본을 한의사들이 많이 산다는 것은 익히 들은 바가 있었지요. 그것까지도 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이해를 하려고 해도 몇 해전에 의사로서 더우기 동네의 내과 의사로서 분통이 터지는 광고를 본 기억이 있었지요. 더 이상 그 신문이 제게 오지 않으니 그러한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쩌면 제가 속이 좁아서 다른 분들은 그렬려니 하고 아무 생각이 없는데 저 혼자만이 분통이 터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신문 마지막 장 전면 광고에 "당신 한의원 곁에도 순환기 전문의가 있습니다."(기억은 잘 안나지만 이런 내용의 광고였습니다.) 하고 강남의 "ㄹ"의원이라는 곳에서 광고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용인즉 한의원에 EKG모니터링을 임대해주고 한의원에서 환자들에게 EKG를 찍어서 그리로 보내주면 일정 비용을 받고 그곳에 있는 순환기 전문의가 실시간(?)으로 그것을 친절하게 리딩을 해주어서 어떻게 하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시스템이라고 저는 이해하였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의협이나 서울시 의사회에 전화 해서 그런 내용을 아는가 물어 보았더니만 그곳에서는 그러한 내용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에 그 광고를 오려서 팩스로 보내 준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그때 제 감정을 의사신문인가에 글로써 올렸는데 한의사쪽에서나 아니면 어느 한의사가 그 신문을 읽고 고자질을 하였나? 그 다음부터는 제가 괘씸죄에 걸렸는지 그 신문이 더이상 오지를 않았습니다.
그 신문에 그러한 광고를 낸 분처럼 다른 동료의사들은 어찌될까 배려하는 마음이 없이 오직 자신만의 경제적인 이득을 위하여 행동을 하는 분들을 보노라면 같은 의사로서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입속에서는 쌍욕이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아무리 친한 동료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만큼 귀하겠습니까만, 그래도 같은 일을 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으로서 때로는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서 자신의 욕심을 조금은 억누를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열심히 노력을 해서 그 자리까지 오른 것을 축하하고 격려해주지는 못할 망정 그 사람을 까뭉게려고하는 참 못된 습성이 있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것인가? 지금 일부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조그만한 의사들의 실수를 꼬투리잡아서 의사 집단 전체를 잘못된 집단이라고 과장하여 난리법석을 치는 것을 보면 그네들이 야속하기가 그지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러한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같은 의사들끼리 생각과 마음을 모우기보다는 서로 잘났다고 티격태격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못되는 것이지요. 해가 감에 따라 이 나라 이 사회에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내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 점점 힘들어져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설사 해마다 환자 수가 줄어들고 그에 따른 병원 경영의 악화가 있을지라도 의과 대학을 처음 입학을 하였을 때나 의사 면허증을 처음 받고 환자를 보았을 때 느꼈던 의사로서의 자존심을 잃지 않고 살았으면 얼마나 좋겠으며 , 여기저기 그 잘난 언론이며 시민 단체들로부터 의사라는 집단이 몰상식하고 나쁜 집단으로 치부되어 바가지로 욕을 얻어 먹을 바에는 차라리 수입이라도 기대만큼이나 되었으면 덜 억울하련만 , 이것은 속된 말로 돈은 돈대로 벌지도 못하면서 심심하면 무슨 동네북처럼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고 욕을 욕대로 먹으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의사라는 제 신세가 무척이나 가엽고 측은함을 느끼곤 합니다.
주접을 떨고 주절주절대면 항상 쓰잘데없는 말들이 길어지기만 합니다.
이 나라 이 사회에서 제가 언제까지 내과의사로서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만의 어떠한 경제적인 이득을 위하여 동료 의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제가 이 일을 하고 먹고 사는 동안만큼이라도 의사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 않고 살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쓰잘데 없는 생각을 말씀 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