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혈압이 있는 할머니가 오셨는데 지금은 생산되지도 않는 아다라트 연질캅셀(10mg)을 하루에 세번 드셨다고 그 약을 써달라고 박박 우기십니다. 할머니에게 그 약은 이미 생산이 끝난 약이니 같은 성분의 아다라트오로스를 써 주겠다고 하시니 꼭 제가 아다라트 오로스를 처방하면 제게 어떠한 떡고물이 생기는 것처럼 느끼셨는지 당신께서는 그 약을 시내에 있는 약국에서 살 수가 있으니 아무 말 말고 90 일분을 써달라고 우기십니다. 같이 오신 아드님에게 그 사정을 이야기하니 아드님 역시도 시내에 있는 큰 약국에서는 살 수가 있다고 그대로 해 달라고 하십니다. 모자가 그리도 우기시니 어찌합니까?
아다라트 연질캅셀 10mg 하루 세번 90일분이 적힌 처방전을 떼 주었지요.
몇시간이 지났나? 시내에 있는 약국의 약사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왜 생산이 안되는 약을 처방하면 어떡하냐고 제가 가소로운(?)듯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약사님에게는 생산되지도 않는 약을 처방한 제가 가소롭게도 보일 수가 있겠지요. 그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고 미안타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오늘 그 할머니와 아드님이 다시 병원엘 오셨습니다. 손에 들고 오신 처방전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탔는지 꽤재재 합니다. 어제 하루종일 시내(종로 5가)에 대형 약국을 다 돌아 다니시고 서울대학 병원 앞에 있는 큰 약국에도 가 보았는데 그 약을 살 수가 없었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 사이에 제가 떼준 처방전을 보고 그 약사님들 저를 얼마나 쬬다같은 의사로 생각을 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그리 좋을리가 없겠지요
같은 회사 같은 성분 같은 용량의 약이라고 만하고 더이상 군소리를 하지않고 아다라트 오로스를 다시 처방해드렸지요.
방금 퇴근을 하려할 때 그 할머니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다라트 연질갑셀을 드시면 하나만 드셔도 혈압이 뚝 떨어지는데 아다라트 오로스를 먹으니 오히려 혈압이 올라갔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말씀을 하십니다.
요즈음 어린애들 이야기처럼 대략난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