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마케팅서 소외되는 의사들, 우려감 팽배
이정돈 2008-08-27 14338
제약사 마케팅서 소외되는 의사들, 우려감 팽배
삼일·대웅제약 사태에 "약국 진료"등 2차적 결과 우려
 
최근 삼일, 대웅 등 일부 제약사들의 약사 마케팅 강화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일각에서는 의약분업 원칙과 법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일, 대웅 등 두 곳 제약사가 펼치고 있는 마케팅활동이 의사들과의 갈등으로 치닫으면서 불매운동 등 대립양상마저 보이는 상황이다.

삼일제약의 경우 일반의약품 "EYE 2O"의 마케팅 강화에 나서면서 안과의사들과의 갈등을 초래했다.

여기에 광고를 하지 않겠다던 안과의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공중파는 물론, 케이블방송과 함께 서울시내 버스에 대대적인 광고를 함으로써 환자를 비롯 일반인들에게 "인공눈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과 의사들은 "삼일제약의 행태는 이익을 위해 전체 안과 의사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학술대회나 심포지엄 홍보부스 등의 설치를 막는데 이어 강도 높은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도 비만관리 약사전문가를 양성 프로그램(Say Health Diet)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 불법의료행위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제약회사에서 처방, 진단과 관련한 발상을 했다는 것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약사전문가를 양성 프로그램의 폐기를 원칙으로 공식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의사들이 가지는 우려와 위기감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제약이 총대를 메고 나왔을 뿐, 이후 다국적사를 비롯 국내 제약회사들도 줄줄이 광고시장에 뛰어들 수 있어 모든 과목에 걸쳐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할 수도 없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의는 "이번 삼일제약 광고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번 일반약 관련 사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자칫 다른 제약사들도 쉽게 생각할 수 있어 의사들이 크게 피해 볼 수 있다"며 심각성을 인식했다.

제약사의 이 같은 행태는 현행 의약분업 원칙과 법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개원의는 "의사들이 화나는 것은 일반약을 가지고 일선약국에서 일차진료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전문약도 조제료, 일반약으로도 의사행세하며 이윤을 챙기는 행태를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개원의는 "일반약을 약사가 독점 취급하는 한 완벽한 의약분업은 실현불가능, 의사들만 지키는 의약분업이 되고 있다"며 "일반약의 편의점판매허용이 의약분업과 동시에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 같은 기형적인 의사들만의 의약분업 즉 조제권한의 온전한 강탈만으로 왜곡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8-27 0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