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겁이 많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송태원 2008-09-02 14376
올림포스 CV-70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이게 맛이 좀 갔습니다.
앵귤레이션도 제대로 안나오고 내시경 내의 라이트도 하나 나가고
또 화면에서는 간혹 노이징도 보이고...
올림포스에서 오더니만 견적이 300만원이 나온다고 하기에
좀더 버텨 보마 했더니만 그 속에 있는 카메라가 나가면 견적이 600만원이라고 합니다.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 고하던데
저는 시간이 갈수록 겸손해 지는 것이 아니라 문득문득 겁인 생기곤 합니다.
개원초기와 같은 액티비티도 많았던 젊은(?) 시절에는 
더우기 내시경이 옵틱이였을 때는 내시경을 들어가서 조금만 이상한 것 같으면
점보 포셉도 사용하는 등 아무 겁없이 바이옵시를 네다섯개도 마구했는데
어느 순간 전자 내시경을 사용하는 순간부터 바이옵시를 하고 난후에 우징되는 피를 보고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게다가 여기서기서 바이옵시를 하다가 펀달 베릭스나 듀엘 포이같은 것을 잘못 건드려서
환자를 대학병원으로 보내는 등 고역을 당했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점점 바이옵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있어 오히려 바이옵시를 하는 빈도가
줄어들고 여러 개를 띁어 낸후에 화면에서 우징이 되는 것을 보고 그냥 나오면 
그것 또한 찝찝하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그러한 걱정이 없이 마음껏 바이옵시를 할 수 있게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장비를 추가로 구입하자니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즈음에는 
의료 사고라는 것을 당하지 않거나 환자를 본 후에 신경을 좀 덜 쓰고 환자를 보고 싶으니
매사에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진료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여러분들은 내시경에서 바이옵시를 하실제 저처럼 겁이 나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괜시리 저 혼자만이 괜스런 걱정을 하고 있는지나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