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을 끝내고 제가 마지막으로 병원 문를 걸어 잠그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젊은 친구가 어슬레 어슬레 걸어 오더니만 지 눈으로 뻔히 병원 문이 닽쳐 있는 것을 보고 "진료가 끝났냐?"고 물어 보더만요. 이런 경우에 매몰차게 "그렇다." 고 하면 대부분 쿵시렁 쿵시렁 거리기에 마땅히 약속도 없고 해서 다시 병원문을 열고 경보기를 해제하고 접수실과 진료실의 컴퓨터를 켜고 진료를 한 후에 4,300원이라고 하니 이번에는 또 왜 이리 비싸냐고 쿵시렁 쿵시렁 거립니다. 6시가 넘었으니 야간이요, 병원에 온지가 여러 달이 넘었으니 초진이요 그리하여 본인 부담이 그렇게 나왔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하니 자기 같은 사람들은 7시에 끝나서 그 시간에 왔는데 그게 왜 야간이 되느냐고 또 다시 쿵시렁 쿵시렁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젊은 친구가 제가 집에 가다 말고 다시 병원문을 열고 진료를 해주었으면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지 그 시간에 대학 병원 응급실에 가면 얼마가 나올 것인데 쫀쫀하게 따지기는 왜 따지는가 싶어 한마디 했지요.
"그러면 날더러 어떡하라고?" "그리도 억울하면 나랏님께 한번 따져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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