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그 한약 한 봉만 덜 잡숴봐요."
의료급여 할머님의 물음에 제가 답을 한 것이지요.
의료급여 환자들을 보노라면 한의원이나 치과 혹은 대형병원에서는 진료비를 비싸게 받는 것을 당연시 생각하면서도 저와 같이 구멍가게틱한 의원에서는 단 돈 500원만 더 나와도 왜 오늘은 비싸냐고 쿵시렁쿵시렁 거리는 분들이 있지요.
같은 건물 같은 층에 복도와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한의원이랑 마주보고 있는 형극이니 간혹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물리치료를 하고 난 후에 보약이나 첩약이 담긴 한의원 가방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있지요.
의료급여 2종의 경우에는 아시다시피 처방전이 나가면 본인 부담이 1,000원이요 주사만 맞는 경우에는 1,500원이 되지요.
의료급여 2종인 할머니께서 한약이 담긴 한의원 가방을 들고 오셔서 침과 물리치료 받으시고 오셔서 약은 한약을 먹고 있으니 필요 없고 주사나 한방 나주라고 요구하십니다. 맞을 필요가 없으니 그냥 가시라고 해도 빡빡 우기시면서 주사 한방을 나달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한 방을 멎드러지게 나드리고 간호원이 "할머니 오늘은 천오백원인데요?" 하니까 20만원짜리 첩약을 들고 계신 할머니의 입에서 "오늘은 왜 비싼 거야?" "천원 아니야?" 라는 소리가 나오기에 간호원이 주사만 맞으시면 천 오백원이 나온다는 친절한 설명을 하기 전에 제가 나서서 말씀을 드렸습죠. "할머니 그 한약 한 봉만 덜 잡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