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비영리단체 독감-건진 놓고 대충돌
이정돈 2008-09-10 14334
개원가-비영리단체 독감-건진 놓고 대충돌
"의료시장 혼란 야기" vs "저소득층 의료혜택 확대"
 
독감예방접종, 건강검진 사업을 놓고 개원가와 복지부 사한 비영리단체인 건강관리협회 등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건강관리협회의 저가진료가 의료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개원가의 주장과 "저소득층의 의료지원 차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는 건강관리협회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산부인과" "무료 폐암검진" 등 잇따라 마찰

의사협회 집행부는 최근 건강관리협회 이순형 회장을 만나 독감예방접종 사업대상을 노인 및 취약계층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 이 회장도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남의사회는 폐암 무료검진사업을 두고 여전히 건협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앙에서 합의가 이뤄졌다해도 전국에서 산발적 발생하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있다.

사실 개원가와 건강관리협회 등 비영리를 표방하는 단체들과의 마찰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만 해도 경상남도청이 인구보건복지협회에 위탁한 "찾아가는 산부인과"사업부터 건강관리협회에 위탁한 "무료 폐암검진"사업까지 번번히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도마위에 올랐던 독감예방접종사업까지 잇따라 대립각을 세우게 되면서 더욱 문제가 불거졌다.

또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매년 단체접종에 나선 바 있어 이들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개원가-비영리단체 대립, 원인은 경제적 이권"

이번 사안이 이렇게까지 커진데는 양측간에 양보할 수 없는 "이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복지부가 관리, 감독하는 비영리단체로 "한국기생충박멸협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이어 86년도에 "건강관리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기생충 관리에서 예방의학적인 부분의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정부가 별도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단체가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라 자체적인 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보니 건협은 지자체가 실시하는 건강관리사업에 중점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또한 마찬가지. 60년대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고자 대한가족계획협회로 출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보건복지협회"를 거쳐 2006년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한 인구협회는 예방접종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 협회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는 이부분에 대해 개원가와 큰 마찰이 없었던 것은 개원가와 크게 이권이 겹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원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얘기는 달라졌다.

한 의사회 관계자는 "10년전에는 개원시장이 괜찮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있었지만 개원가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예방접종, 건강검진 등이 개원가의 수익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보니 갈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 같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안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감접종의 경우 아파트 단체접종사업이 신고제로 돼 있다보니 이를 막기 어렵다"며 "단체접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곤란"…갈등 이어질 듯

그러나 양측의 이권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사안인만큼 복지부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민감한 부분이므로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다. 논의해봐야 할 부분인 듯 하다"고 말했다. 즉, 쉽사리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개원가에서는 독감예방접종 및 건강검진이 더욱 확대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양측은 어떻게 합의점을 모색해 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현기자 (jhlee@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8-09-10 / 06:4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