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이 마르다.
송태원 2008-10-01 14342

30일 60일 혹은 90일씩 약을 처방받고 계신
당뇨와 혈압 환자의 비율이 높습니다.
예전에 
몇 일전에 당뇨약을 한달분 처방 받으신 할머니께서 
약을 분실하셨다고 다시 오셨을때
심평원에 전화를 걸어서 그럴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질의 했더니만
매몰차게 그때는 약을 분실한 것은 환자의 책임이기때문에 
그 잃어 먹은 약을 다시 처방받는 것에  대해서는 비급여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그때 부터는 너무 일찍 약을 처방받으로 오시는 환자분들에게는 
이렇게 빨리 오시지 마시고 약을 다 드시고 오시라고 하였지요.
물론, 약을 분실하면 그것은 환자들 책임이기에 제가 해드리고 싶어도
보험으로 처방을 해드릴 수가 없는 것이니 약을 분실하지 않게 조심하시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무리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말이 안통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게중에는 꼭 계시지요.
그럴 때는 저 역시도 난감 할때가 있고
더우기 자제분들한테 보험으로 약을 먹을 수가 없게 됬다고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오해를 하고 따지거나 혹은 그 내용을 알아 보려고 병원으로 직접 오거나
전화로 물어 보는 보호자들도 여럿 있었구요.
제가 지금 개원을 하고 있는 지역이 지금 한참 재개발,재건축 중인지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신 분들이 무척 많은데 그 분중에는 제가 있는 곳에 마침 볼일이 있어
약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다시 처방전을 받으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에게 아직 약이 많이 남아 있으니 아니된다고 할 수도 없었지요.
그때는 할 수 없이 메모란에 "시골에 간다."는 등 요령(?)을 피우고 처방전을 끊어 주었지요.

그렇게
미리 처방전을 받으러 오시는 환자분들이 많은 저로서는
10월1일부터 시행된다던 중복처방 금지라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않은 것이였지요.
다행히 정부에서 그 문제점을 어느 정도 인지한 탓인지
잠시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지만 그것이 실지로 시행이 된다면 아마도 저는 무척 성가져하겠지요.
오늘부터
혈압이나 당뇨로 오시는 분들에게 그러한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하고 있으니
입에서 침이 마르고 우리 나라 환자들의 민도 ,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각과
그것을 시행할 때  필연적으로 마딱트리는 부작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책상머리에 앉아서 막무가내식으로 그것을 시행하겠다고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지요.

설사
그런 것을 시행하려면
시행을 하고자 하는 정부가 그것에 대해서 충분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설득을 해야지
자신들은 뒷구녕으로 빠져 있고 의사들에게 그것을 떠맡기면서 
그 말을 대신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한테 괜시리 먹지 않아도 될 욕과 불평을 듣게해서는 아니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