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인 저는 간혹은 기분이 우울할 때가 있지요. 이제는 그럴 때도 지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예방접종 건수가 해마다 뚝뚝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랫 동안 당뇨와 고혈압으로 잘 다니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처방전을 떼어 오라고 해서 자신들이 보겠다고 하시지를 않나, 할머니께서 독감을 맞으러 갔더니만 혈압 환자와 당뇨 환자는 그 처방전을 가져와야 한다기에 할머니께서 보건소에 보여줄 처방전을 떼어 달라고 오시게 만드시고, 예방접종때문에 왔다고 하여 기껏 진찰을 하고 "맞으세요." 하면서 미리 짐작을 해서 주사 준비를 하고 있는 간호원의 손이 부끄럽게 보건소에서 맞을 것인데 데려고 온 아이나 혹은 자신의 상태가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해도 되는지 확인만 하러 왔다고 하면서 그냥 가시면 저도 그렇고 미리 백신을 준비하고 대기 중인 간호원도 그만.... 제가 환자의 입장이 되었어더라도 동가홍상이라고 이왕이면 돈이 안들거나 적게 드는 곳을 찿아가는 것이기에 그러한 환자들의 행태를 충분히 이해를 하겠지만 그래도 보건소라는 곳이 질병의 예방과 교육에 치중을 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의 우월성을 내세워 자꾸만 동네의원과 경쟁모드를 취하신다면 아무 힘이 없는 동네의원의 원장들은 어찌하라고 하시는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