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병리사 "면허 반납 불사" 배수진
이정돈 2008-10-17 14345
임상병리사 "면허 반납 불사" 배수진
협회 "복지부가 수탁기관 검사 밀어붙여"
 
대한임상병리사협회(회장 송운흥,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장 겸임)가 병의원의 검사업무 수탁 건과 관련해 보건복지가족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일평균 15건 이하의 검사가 이뤄지는 병·의원을 기준으로 검진기관 지위를 부여하자는 복지부 제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임상병리사협회는 복지부가 검사업무 수탁 건을 계속 진행하면 "면허 반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임상병리사협회와 복지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대화 채널이 끊어진 상태다. 복지부는 협회 측에 "추가적인 협상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운흥 회장은 17일 "15일을 검사업무 수탁 기준으로 하면 사실상 협상의 의미가 없어진다. 하루에 15건의 검사업무를 진행하려면 적어도 6시간 이상이 필요하다"며 "복지부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현재 모든 대화가 끊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결국 복지부는 검사업무에 대한 임상병리사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면 단위 등 검사가 적은 의원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환자 건강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대안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학병원 명의를 빌려 70여 만명을 검진한 일부 의료기관의 사례를 들며, 임상병리사의 검사업무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분별한 검사업무 수탁은 검사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해당 의료기관의 진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협회는 복지부의 안이 확정돼 시행되면 전국에서 3000여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한다. 생존권이 걸린 만큼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내부 목소리도 크다.

송운흥 회장은 "복지부가 요지부동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임상병리사를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검사 장비를 보강해 신뢰성 있는 진단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싶다. 그래도 합의를 찾지 못하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10-17 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