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돈인가요?
송태원 2008-11-22 14360
개원을 한지가 15년 가까이 되니
그동안 탈없이 잘 쓰던 장비들이
이제는 맛이 가서 슬슬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밉니다.

작금의 현실이
경기도 어렵고
너나없이 여기저기서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아우성이고
그것은 우리 의사 사회애서도 피할 수가 없는 일인지라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지출을 줄임으로써
어려운 이 시절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겠지요.

3일전에
그동안 잘 쓰고 있던 자외선 소독기에 불이 안들어와
내부를 들여다 보니 전구의 필라멘트는 멀쩡하지만
전구의 한쪽 가상자리가 덜렁거려 전구만을 바꾸면 될 것 같아
그 장비는 두 개의 나사만 풀어 그 전구만을 교체하면 될 것 같기에
그 회사에 전화를 거니 전구값이 22,000원이라고 하더군요.

택배로 주문하면 2~3일 걸린다 하고
기사들이 그것을 가지고 다닌다고 하기에 
혹 제 병원 근처를 담당한 수리 기사한테 빨리 구입할 수가 같아서
바로 그 기사한테 전화를 하니 일단은 본사에 전화를 걸어 접수를 한다음에 
자기한테 이야기를 하라고 하여 그 회사에 전화를 거니 점심 시간이라고
담당 직원이 들어 오면 제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아무 연락이 없어 
그까짓 나사를 풀고 전구를 갈아 끼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닌지라
제가 직접 교체하려고 오늘 주문을 하려는데
방금 기사가 A/S를 하러 왔다고 하기에
사실 저는 A/S기사가 A/S를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구를 사면 되는 것이기에
그리 하려했는데 이 친구 제 이야기를 들어 보지도 않고
무작정 소독기 앞으로 가서 그것을 뒤집어 놓고 나사를 몇 개 풀어 보더니만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서 안정기가 나갔는데 제가 쓰고 있는 제품은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고
회사에 맞는 안정기도 없으니 천상에 다시 새것을 구입하여야 된다고 하는 난감한 소리를 하기에
회사 여직원이 이야기 하기를 전구는 수명이 2,500시간이기에 전구가 나갔을 것 같다는 소리를 하였다고 
이야기 하고 나  역시도 그런 것 같다고 하니
기사왈 여직원들이 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단호하게  일축을 하였지만
읍소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내 보기에는 안정기보다는 전구가 나간 것 같으니 전구를 교체하였으면 좋겠다고 하니 마지 못해서 그러면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서 나사 두개를 풀고 전구를 교체하였는데
없는 살림 살이를 알고 하늘이 도와주셨는지 자외선 소독기에서 파란불이 환하게 들어 오더이다.

기사가 와서 별로 한 일도 없고
저 역시도 전구만 구입을 해서 제가 직접 교체를 하려 하였지만
그래도 일단 기사가 왔으니까 출장비는 돈 만원 정도면 될 것이라 생각하고
4만원을 준비하였는데 
와서 엉뚱한 소리만 하다가 마지 못해 전구를 바꾼 이 기사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
"수리비 사만사천원입니다."
전구에는 이상이 없고 안정기 문제라고 바득바득 우기다가 
마지 못해 전구를 갈아 끼어주고 그 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지만
경기도 어려운데 젊은 친구가 먹고 살려고 하고
또 세상 일이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고 때로는 밎질 수도 있는 것이기에
비싸다는 토를 달지 않고 그냥 주어 버렸지요.


생각컨데
제가 조금만 현명하게 행동하였더라면
22,200원이라는 추가 비용을 구태여 들일 필요가 없다고 되새겨보니
아는 것이 힘이 아니고 아는 것이 돈이 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오는 것이였지요.

예전에 내시경의 할로겐 램프가 나갔을때도
좀 큰 전기도매상에서 몇 천원이면 살 것을 몇 만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기가 찬 적이 있었지요.
어쩌면 독과점 형태로 영업을 하고
또한 그 장비에 대해서 세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의사들은
그 장비 회사들의 입장에서는 봉일 수가 있는 것이겠지요.
주위의 선후배,동료 의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무슨 흠도 아니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까 혹시라도 사용중인 장비가 고장이 나면
무조건 그 장비 회사에 전화를 걸어 나중에 볼멘 소리가 나오는 수리비를 보고 억울해 하지 말고
아주 급히 수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면 먼저 주위의 선후배나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얻어
이왕이면 저렴한 가격으로 수리를 하거나 부품을 구해 비용을 한푼이라도 덜 지출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던게지요.


사족:G6T5라는 자외선 램프가 인터넷에서는 5,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22,000원이라고 하는 소독기 
       회사나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이 44,000원의 비용을 청구하는 기사나  양심이 있는 회사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