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2% "진료시 질환설명 시간 부족하다"[메디게이트뉴스발췌]
내과지기 2007-07-03 14333
국민 72% "진료시 질환설명 시간 부족하다"
41% "의료기관 부정행위 만연"..의료계 신뢰도 적신호
 
[창간 4주년 설문조사=국민들이 바라본 의사]
의사와 환자는 ‘라포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국민들은 진료실에서 대하는 의사의 이미지를 의사집단에 투영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의사와 의사집단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또 의사와 국민간 소통에 문제는 없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국민들은 의료계를 불신하고 있다
(하)선생님 대우 못받아도 진료에 최선

#노원구에 사는 K씨는 얼마전 만성두통으로 동네의원을 찾았다. 평소 병원 가기를 꺼리던 그는 모처럼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자세히 물어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의사는 한두마디 증상을 물어보더니 K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환자”를 외쳤다.

메디게이트뉴스가 창간 4주년을 맞아 국민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의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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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는 답변은 8%에 그쳤다
진료받는 동안 질병과 치료방법, 처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가라고 묻자 응답자의 52%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고, 14%만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료실에서 질병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느냐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는 8%에 불과한 반면 ‘그렇지 않았다’는 대답이 72%에 달했다.

K씨처럼 진료실에서 만난 의사에게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한 국민들의 불만은 의사집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키고 있었다.

의사가 존경받는 지도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28%만이 ‘그렇다’도 답했고, 31%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41%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의사집단에 대한 인식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의료기관들이 부당청구를 일삼는 등 부정행위가 만연해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는 대답은 25%에 불과했다. 무려 41%가 ‘그렇다’고 응답해 의료기관의 신뢰가 크게 추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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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은 의료계의 주장과 극명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의료계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의료계가 강력 반발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 100명 중 40%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집단이기주의’라고 바라봤고, 32%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의료계의 반발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은 28%에 지나지 않았다.

의사들은 고액 연봉자라는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연봉이 어느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40%는 ‘1억~2억원 정도’, 29%는 ‘5천만~1억원 정도’라고 추정했다. 연봉 ‘1천만~5천만원 정도’라는 응답은 3%였다.

특히 국민들은 현 건강보험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료계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건강보험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9%는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58%는 ‘그렇지 않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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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어떤 의사가 꼴불견이라고 느끼는지 묻자 응답자의 46%는 ‘권위주의적이고 반말하는 의사’를 꼽았다.

이어 ‘질문에 응답하지 않는 등 무뚝뚝한 의사’가 36%, ‘증상을 말하기도 전에 말을 끊는 의사가 19%, ’잘난척하는 의사‘가 10%, ’약을 너무 많이 주는 의사‘가 2%로 집계됐다.

그래도 국민들은 의사, 약사, 한의사, 간호사 중 가장 신뢰하는 직업군으로 의사(43%)를 택했고, 간호사(19%), 한의사(15%), 약사(10%)가 뒤를 이었다.

설문 결과에 대해 서울대병원 신민섭(신경정신과) 교수는 “의사들은 설명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도 환자들은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의사-국민 양측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차가 생기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같은 국민들의 불신 해소책에 대해 “정부의 의료정책을 통해 의사와 국민간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