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인두제 수면 위로 부상
김종웅 2009-11-21 14377

`환자당 13~20만원…만성질환 관리 정액 보상` 


충북의대 강길원 교수, 부분적 인두제 도입 제안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요양기관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만성질환에 한해 기본적 진찰료 및 검사, 관리비용을 한데 묶어서 보상하는 '인두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충북의대 강길원(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18일 부산에서 열린 '보건행정학회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강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만성질환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진료비 지불제도는 이 같은 포괄적, 지속적 진료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저수가에 기반한 행위별수가제가 박리다매형 단편적 진료를 야기해 포괄적이며 지속적인 진료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주요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그는 `현행 수가체계에서는 포괄적 진료에 필수적인 상담이나 교육에 대해서는 진찰료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보상을 하지 않거나, 비급여로 환자에게 부담하게 함으로써 의료진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또한 지속적 진료에 필수적인 환자등록관리 보상도 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강 교수는 만성질환 관리와 관련해 인두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만성질환 관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진찰료와 검사 및 관리비용을 한데 묶어 환자 1인당 정액으로 보상하자는 얘기.강길원 교수는 `이 방안을 적어도 만성질환에 대해 포괄적인 관리를 하려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면서 `또한 만성질환자 관리에 필요한 기본비용을 한데 합해 보상할 경우 환자 1인당 정액으로 받는 금액이 커져 의사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인두제 도입시 환자당 관리비용은 신규환자를 기준으로 질환별로 13~20만원 수준으로 추계됐다.

 

 

이는 만성질환자의 통상적인 관리에 필요한 진찰 및 검사횟수에 2009년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해 추정한 것이다.제도 도입시 추가되는 건강보험 재정은 △신규환자 50%+지속환자 50%일 경우 8253억원 △신규환자 100% 9554억원 △지속환자 100%일 경우 6952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강길원 교수는 `이 방안은 이중지불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운영이 단순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면서 `또한 전통적인 인두제 발생으로 의사들이 예방적 진료와 포괄적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보는 의료계의 시각은 엇갈렸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의협 조남현 정책이사는 `저수가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책을 고민한데 대해서는 의미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수가현실화를 바탕으로 한 지불제도의 개편을 정부가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는 `지불제도의 개편이 시급하다는데는 동의한다`면서 `다만 지불제도의 개혁은 총액계약을 전제로 하여, 제도의 지속가능성 또한 담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