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인사말

대한내과의사회의 홈페이지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존경하는 대한내과의사회 회원 여러분께,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하며, 전국 각지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회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새해 인사를 전하는 이 자리에서, 의료 현실을 외면한 채 희망의 말만을 나열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엄중한 상황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정책 결정의 중심에서 의료 현장과 전문성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는 의료를 숫자와 비용의 문제로만 접근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의료체계 전반의 왜곡과 현장의 붕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검체수탁 제도는 의료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체가 의료기관의 관리와 책임 밖으로 무분별하게 이전되는 구조는, 환자 안전과 검사 질 관리에 중대한 위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검사는 진료의 일부이며, 진단의 연장선입니다. 이를 단순한 ‘외주 서비스’로 취급하는 행정 편의적 발상은 의료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검체수탁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구조에 대해 강력한 제도 개선을 요구합니다.

또한 최근 반복되고 있는 의사수 추산 및 증원 논의는 과학도, 합리성도 결여된 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료과별 특성, 지역 의료의 현실,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의료 전달체계의 붕괴라는 핵심 문제는 외면한 채, 단순 통계 수치만을 근거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명백한 정책 실패의 전조입니다. 의사 수 부족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으로 현 의료 문제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문제의 본질을 가릴 뿐 아니라 향후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입니다.

내과는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입니다. 만성질환 관리, 노인 진료, 복합 질환 환자 치료의 중심에 있는 내과 진료가 붕괴된다면,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 어디에서도 내과 진료의 가치와 현실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소외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 전문의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분명히 선언합니다. 정부는 의료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의료인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협의의 주체로 인정해야 합니다. 일방적 정책 추진과 행정 명령으로는 결코 의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정책은 결국 국민 건강에 대한 책임 방임으로 귀결될 뿐입니다.

2026년 대한내과의사회는 회원 여러분과 함께, 잘못된 의료 정책에 대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의료의 본질과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침묵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닙니다. 회원 여러분의 연대와 참여만이 의료의 방향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새해에도 회원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건강을 기원하며, 대한내과의사회는 의료 현장의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병오년
대한내과의사회 회장 이정용 올림

대한내과의사회 제14대 회장
이정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