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한 대한개원내과의사회의 입장

최근 변웅전 의원에 의해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이 발의되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에 그 법안이 담보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 본 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법안은 민간인도 건강관리서비스회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여, 질환자를 포함하여 건강주의자 및 건강한 사람마저 모두 건강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의 유지, 증진과 질병의 사전예방, 악화 방지 등을 목적으로 위해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올바른 건강관리를 유도하는 상담, 교육, 훈련, 실천 프로그램 작성 및 이와 관련하여 제공되는 부가적 서비스로 정의되는 건강관리서비스는 엄연히 예방의학적 의료행위로써, 민간인이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행위이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이와 같은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는 것은 현행 의료법이나 국민건강보험법에 영양지도나 운동처방에 대한 수가가 정해져있지 않고, 정부가 정한 법정비급여 이외의 모든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하는 제도적 모순 때문이지, 의료행위가 아니라서 시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법안의 논리대로라면, 의료기관은 치료의학만 시행하는 곳이며, 예방의학은 민간 건강관리서비스 기관이 담당하는 꼴이 되며, 또한 의료행위임에도 민간인이 하면 합법이 되고, 의사가 하면 불법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대단히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법안은 민간 건강관리서비스 회사에서 실질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민간기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왜곡된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유사의료행위가 성행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건강관리서비스를 받는 대상자들의 자료가 축적됨으로서, 건강과 관련된 비밀이 민간회사에 넘어가는 꼴이 되어 향후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개연성도 높다.

미국의 경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질병관리서비스의 의료비 감소 효과는 이미 증명이 되었으나, 건강위험군과 건강군을 대상으로 의료비가 감소한다는 보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건강위험군과 건강군이 모두 포함된 우리나라 건강관리서비스는 별다른 의료적 효과는 없이, 의료비만 낭비하는 제도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에서 건강관리서비스회사를 설립하거나, 민간기업이 민간보험회사나 대형병원과 연계하여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의료전달체계가 더욱 붕괴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듯 유사의료행위 성행, 건강관련 비밀 누설, 국민의료비 증가, 의료전달체계 붕괴 가속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는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해, 본 회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바이다.

하나, 의료산업화의 미명하에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건강관리서비스 법안을 적극 반대한다.

하나. 건강관리서비스는 명백한 의료행위로써, 부득이 시행되는 경우 의료기관 및 의료인에 의해서만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가 묵살되는 경우, 본 회는 동원가능한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저항할 것을 분명하게 천명하는 바이다.

2010년 6월   일

대 한 개 원 내 과 의 사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