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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록 2013-06-07

[백상논단]     동네병원 살리기

- 빅5 병원 55% 지방환자
- 사회적비용 커져 부작용
- 경쟁이 발전 이끌기도 해
- 동네의원 변화 시작돼야 

                                                                                                    
최병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광역도시의 대형병원으로 쏠리고 전국적으로는 서울 소재 빅5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43개 상급병원이 차지하는 진료비 비중이 2002년 13.8%에서 2012년 15.7%로 증가한 반면 의원급 비중은 31.4%에서 21.8%로 급감했다. 특히 빅5병원이 차지하는 건강보험재정은 2005년 8,400억원에서 2012년 2조1,000억원으로 2.5배 불어났다. 빅5병원 입원환자의 55%는 지방환자다. 놀라운 것은 외래환자의 55%도 지방환자다. 30초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원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병원 쏠림이 문제시 되는 이유는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과도한 의료비 외에도 지방환자들은 숙식비와 여비를 부담해야 한다. 환자 간병에 매달리다 보면 남은 가족들의 생활이 피폐해진다. 소중한 한 가족의 생명이 걸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내하고 있다. 이렇게라도 할 수 없는 빈곤층은 대형병원 진료에서 소외되는 문제까지 겹친다. 대형병원은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우수한 의료진과 비싼 장비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비용을 건지기 위해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료를 받아야 하고 비보험 수익을 개발하거나 장례식장 운영과 같은 의료 외 수익을 늘리게 된다. 수익이 나야 투자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늘 대기하고 있고 병상당 추가 수익이 창출되니 병상을 계속 늘리게 된다. 또한 대형병원은 비영리법인이라는 법적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병원에만 투자할 수밖에 없어 더더욱 그러하다.

대형병원 쏠림이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치료기술이 발전하고 그 기술이 중소병원과 의원급으로 내리 확산된다. 최신진단장비 보급이 매우 빨리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모방하면서 지방의 대형병원들이 발전했다. 경쟁력을 갖춘 중소병원은 전문병원으로 경쟁에서 처지면 요양병원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병원 첨단화는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좋은 인프라가 됐고 병원 수출의 붐을 타는 계기가 됐다. 병원의 무한성장을 국내시장이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형병원이 지속 성장하고 동네의원이 피폐해지는 방향으로 의료시장이 형성되면 우리는 비싼 의료비를 지불하는 의료시스템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네의원 살리기의 해법은 일차의료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에 있다. 환자의 대형병원 선호를 인위적으로 규제한다고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찾게 되지는 않는다. 대형병원을 이용할 경우 환자부담을 높이는 가격정책도 그다지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일차의료의 경쟁력은 동네의원 스스로의 변화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 변화는 환자의 신뢰를 얻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고령화와 더불어 늘어나는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흡연음주ㆍ운동ㆍ스트레스와 같은 생활습관을 개선해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는 일이다. 평소에 건강상담건강검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 지역의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 내 동료의사들 간 협력진료를 통해 단과 전문의원이 갖는 약점을 극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대학병원 의사처럼 환자진료 외에 질환을 연구하는 시간투자도 필요하다. 일차의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사들의 노력에 부응해 정부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일차의료에 대한 믿음은 무엇보다도 환자에 대한 의사의 소명의식에서 비롯된다. 동네의원은 작지만 강한 다윗이 돼야 골리앗 대형병원을 이길 수 있다

방수관 그렇게 말을 하는 가운데, 동네병원 죽이기가 더 심해지는 느낌은 나 뿐일까요? 2013-06-09 0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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