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료 패러다임을 실현하기 위해 의료계가 계획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략 작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수위가 공식 출범했지만 보건의료전문가의 참여가 전무한 상황인 것.
이명박 당선자는 26일자로 위원장(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포함한 인수위 위원 182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하고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보건의료전문가의 이름은 찾아 볼 수 없다. 의료정책이 다뤄질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를 보면 간사에는 이주호 의원이 기용됐으며 위원으로는 김대식 동서대교수와 이봉화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이 임명됐다.
간사인 이주호 의원은 교육 분야 전문가고 그나마 보건복지 방면에서 일해 왔던 이봉화 위원도 의료보다는 복지 정책에 있어 능력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자신들이 추천하는 인물이 인수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료계의 계획이 사실상 현실화되지 못한 것.
이와 관련, 지난 대선 기간 한나라당 캠프 쪽에서 활동했다는 의료계 인사는 “두 명까지도 기대했었는데 한 명도 없어 놀랐다”며 “복지와 의료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새 정권도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나름 의료계가 선거 운동 기간 의지를 어필했는데 정치는 역시 정치”라면서 “우리가 너무 순진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망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의협은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전문위원 선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 무어라 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면서 “인수위가 의료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피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간사와 위원도 중요하지만 정책 생산에 있어 전문적인 역할은 전문위원 담당이다”며 “의료계 인사가 한 명 이상은 낙점될 것으로 본다”고 예견했다.
새 정권의 첫 단추를 꿰는 작업에 의료계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희망을 전달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