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불법행태로 인한 건강보험재정 손실을 막기위해 실태조사와 법 강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건강보험 선진국들의 의료생협 제도 운영 노하우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건보공단 급여관리실이 공개한 지난 10월 의료기관 개설 및 협동조합 병원 개설 운영 관련 영국·스페인 출장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영국과 스페인에서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이 한 건도 없다.

 

최근 건보공단이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실태점검을 완료한 결과, 조사대상 61곳 가운데 47곳이 개설위반으로 적발되는 등 거듭 제기되는 사무장병원의 온상으로 거듭나고 있는 국내 의료생협 행태와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영국과 스페인은 의료생협의 악용 사례를 사전 차단하고 있는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급여관리실은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회원제로 운영돼온 베네덴병원과 스페인의 보건 협동조합 최대 선두주자인 바르셀로나병원을 방문했다.

 

방문 결과 건보공단이 주목한 이들의 특징은 회계 투명화와 월 회비 제도 운영이다. 두 병원은 회계 내용을 공개하고 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으며, 잉여금은 전액 시설 및 장비구입에 재투자하고 있었다.

 

스페인 카탈로니아 지방정부의 협동조합기본법에는 감사규정으로 투명하게 감시하고 정부에서 정한 회계규정과 지침 등을 준수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의료협동조합 양성화를 위해 외부 회계감사를 통한 경영공시도 회계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수익금을 포함한 일정 자본금 규모 이상 협동조합은 외부감사 의무화, 회계기준 강화, 회계감사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관에 기재된 지역사회와 공익의 공헌도, 조합원의 복리증진 등 정관에 사업범위에서 공익성 테스트를 측정해 공익적 측면의 사업성과를 공시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

 

영국과 스페인은 매월 일정금액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매월 회비를 납부해 조합원 간 연대 의식과 병원 및 협동조합 소유의식 강화로 경영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몇개 생협에서도 출자금 이외 회비를 매월 수납하는 곳이 있다. 법상으로는 가입비만 납부하고 증자가 가능하게 돼 있다.

 

건보공단은 `매월 회비를 납부하도록 하면 양성인 의료협동조합은 주인의식으로 재정에 도움될 것`이라면서 `불법으로 인가받은 의료 협동조합은 인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연 퇴출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의 질관리 및 의료서비스 평가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에도 주목했다.

 

영국은 정부에서 업무위탁을 받은 CQC, MONITOR에서 각 의료기관의 의료품질을 정기모니터링 하고, 의료품질이 CQC 기준에 미달하는 기관의 경우 개설 취소 또는 폐쇄, 업무정지 처분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의료서비스 질 관리를 하고 있으나 사후관리 권한 부재로 형식적인 평가라는 문제점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건보공단은 `의료환경 정보비대층으로 인한 국민의 알권리 해소, 의료접근도 향상, 국민에게 향상된 의료품질서비스 제공 등과 의료기관 사후관리를 민간 위탁하는 영국의 CQC, MONITOR의 선진사례를 확인하는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