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제도도입, 선택진료 폐지 등 한국 보건의료제도 개혁 방안 10개를 이명박 정부에 제안했다.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은 14일 서울 소피텔엠버서더 호텔에서 정책논문 발표회를 갖고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보건의료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 ▲ 경북대 의대 박재용 교수와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이규식 교수 | 주제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는 "주민의 선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선택을 가로막는 선택진료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선택진료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되 의료기관의 보험수가를 적정수준으로 보전해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교수는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1차 의료를 담당토록 하고 2~3차 환자의뢰 체계가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며 의료체계를 거치지 않는 환자에게는 보험적용을 배제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 교수는 3차 기관의 외래진료 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돼 있고 의원의 입원 진료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팽창돼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의료 순준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문 교수는 "3차 기관의 수준 이하의 단순진료는 수가를 대폭 삭감, 3차 기관의 외래 유인기능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건의료제도 개혁 방안 10가지(문옥륜 교수) | | ▲선택진료제 폐지 및 의료기관 보험수가 보전 ▲주치의제 도입 및 1차 의료기관-외래, 3차 의료기관-입원 위주로 기능 분화 유도 ▲의학전문대학원 교육 목표로 1차 의료의사 양성 설정 ▲공공병원과 대학병원을 연계한 지역단위 의료전달체계 활성화 ▲근거중심의학의 토대 확립 및 의료기술평가와 건강영향평가제도 활성화 및 정책실명제 도입 ▲주민에게 보험자 선택권을 돌려주고 보험자간 제한된 경쟁 유도 및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징수기능 통합 ▲예방적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원격의료 판독료 신설해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IT 통신기술을 접목한 만성병 서비스 ▲시설 위주가 아닌 방문보건서비스 위주의 비용절감형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확대 실시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건강보험 협정체결 유도, 국가수준 협력체계 구축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문화·교육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이규식 교수는 문 교수 주제발표에 대해 대부분의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특진제 폐지, 수가인상, 의료전달체계 확립, 지불제도 개편 등 대다수의 제안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과거의 목표는 전 국민 의료보험 달성이었지만 이 같은 가치가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6대 과제 중 의료산업화가 포함돼 있다. 가치 변경 없이는 개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대 예방의학과 박재용 교수는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의전문대학원 학생들 뽑아보면 학생들 나이가 많아진 것 외에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며 "교육 내용도 그렇고 1차 의료 강화의 장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의료보장체계로 들어가면 건보, 의료급여 등 정부지원이 많다보니 규제가 심하다"며 "아는 수가 통제, 의료기관 당연지정제, 진료내역 심사 등 모든 분야에서 비용절감 차원의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너무 규제가 많다보니 반작용 심해져, 왜곡된 진료행태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의료정책 최고 관리자 과정 동문들이 대거 참석,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변화돼야 할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