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검사의 올바른 이해 | 407 | ||
홍기용 | 2023-01-16 | ||
황당한 수탁검사 논의를 보면 얼마나 복지부나 공단이 진료에 관하여 이해가 부족한지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의사가 혈액검사후 결과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편안하게 치료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싶습니다.
예를 들면 갑상선 기능 검사상 항진증이어도 갑상선 염인지, 그레이브씨 병인지에 따라서 치료가 다르듯 검사 결과는 진료하는 임상의사의 적절한 해석과 판단 이후에야 검사로서의 효용과 가치가 부여됩니다. 같은 결과도 다르게 해석하고 판단하면 당연히 치료도, 결과도 다를 겁니다. 잘못 해석하면 검사는 안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만약에 혈액 수탁검사시에 결과지에 병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치료까지 명시하고 의사는 그대로만하고, 임상의사의 역할이 없다면 지금 논의되는 사항도 생각 할 수 있으나 이는 불가능하고, 상상 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진료 숫가는 한가지 질병을 진료하거나 열가지를 한번에 진료하거나 한시간 진료하나 일분 진료하나 진찰료는 동일합니다.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되지만) 그러나 질병이 복잡하고 어려우면 자연히 검사도 따라서 많아져서 우리의 진료 숫가(노동력)를 보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최선은 아니지만, 달리 다른 방식도 시행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겨우 겨우 매우 저렴한 진찰료에도 양질의 진료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이유입니다.
작금의 사태는 진료와 검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오로지 검사를 억제하여 보험 지출을 줄이려는 매우 근시안적이고도 정말 위험한 발상입니다. 결과적으로 진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아마도 상상 이상일 겁니다.
우리는 진료와 검사에 관하여 무지하고 이해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모두가 합심해서 지혜를 모아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서 바로 잡음이 맞다고 봅니다.
저는 29년째 내과개원의로 살면서 내과 질환 진료에서 검사의 중요성을 매일 매일 실감하며 검사실도 운영하고 수탁검사도 보내고 나름 소신 진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가면 앞으로는 많이 어렵지 싶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젊은 원장님들 일수록 더 큰 어려움에 봉착 할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에서 잘못된 시공과 판단으로 붕괴되고 아직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아파트와 우리의 의료 현실이 오버랩됨은 왜 일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도 부천시 내과 진료실에서 홍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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