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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고공시위 초강수…심평원장과 "기싸움" 14334
이정돈 2008-07-25
 

노조 고공시위 초강수…심평원장과 "기싸움"
원장-노조위원장, 첫 대면…노조 "원장 해임요구 변함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장종호 원장 임명과 관련된 논란이 노조 김진현 위원장의 고공시위라는 극단적인 대응으로 번지는 등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고공시위를 통해 그 동안 직접 대면이 없었던 장종호 원장과 노조가 잠시나마 면담을 가졌으며 양측이 일정한 합의문을 마련하는 등 노사 갈등을 종식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김진현 노조위원장, 7시간 동안 고공시위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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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현 위원장이 7시간 동안 본사 건물에서 고공시위를 벌였다
심평원 노조 김진현 위원장은 2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장종호 원장 해임 및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본원 건물 외벽에서 7시간에 가까운 고공농성을 벌였다.

노조 조합원들 역시 김 위원장의 고공시위 돌입과 함께 정문 앞에서 장 원장의 해임을 강하게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그 동안 공기업 노조가 새롭게 임명된 수장에 반대하며 집회나 집무실 검거 등으로 대응한 적은 있었지만 고공시위라는 강도 높은 방법을 택한 것은 심평원 노조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고공시위는 그 동안 노조가 요구해 왔던 장 원장의 해임과 함께 24일 새벽 심평원 사측이 노조가 정문 등에 설치한 임명 반대 현수막, 유인물을 일시에 철거한 데서 비롯됐다.

노조는 "장 원장은 노조를 쓸어버리는 데만 골몰하면서 끝내 건물에 설치한 노조 현수막을 철거했다"며 "노조 설립 이후 21년 간 정당한 노조활동에 어떤 기관장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는 않았다"고 비판했다.

심평원 노사, 임명반대 현수막 복구 등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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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평원 노사 양측이 마련한 합의문
이번 고공시위를 통해 노사 양측은 철거한 노조의 현수막을 원상복구키로 하는 등 향후 임명반대 집회 등에 대한 일정한 합의점을 마련했다.

노사 양측은 이번 합의문을 통해 철거된 노조의 임명반대 현수막을 25일까지 원상복귀하고 원상복귀가 불가할 경우 사측이 이를 재설치하고 향후 게시물을 철거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이번 고공농성 관련자들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고 김 위원장의 고공시위와 맞춰 심평원 정문 앞에서 이어진 집회에 참석한 직원들에 대한 불이익도 없도록 한다는데 노사는 합의했다.

향후 원장 임명 반대집회 등에 대한 사내방송 이용의 경우 합의문 작성에 가장 문제가 됐던 대목으로 노조는 노조가 직접 방송을, 사측은 노조가 작성한 내용을 사측이 방송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조율에 상당시간을 소비했다.

결국 노사 양측은 향후 집회 사내방송은 노조가 담당하되 그 내용과 형식을 사전에 사측과 협의·통보한 후 조율이 가능토록 했다.

장종호 원장 임명 관련 갈등 해소 전환점 마련될까

심평원 내에서는 이번 고공시위가 향후 장 원장 임명에 대한 노사 양측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 동안 노사 양측이 직접적인 의견 교환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록 2분여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처음으로 장 원장이 고공시위 중인 김 위원장을 찾아 직접 면담을 시도하는 등의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

또한 노사 양측이 마련한 합의문에 노조의 게시물을 빠른 시일 내에 제거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이를 양측이 조속한 갈등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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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범 상무가 김 위원장을 설득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측은 원장과 노조와의 직접 면담을 추진했지만 노조가 대화에 의미를 신임 원장의 임명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대화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오늘 시위 과정에서 원장과 노조위원장이 처음으로 대화를 실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노조 게시물 철거 역시 선언적 문구라고 하더라도 양측이 대화를 통해 조속한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공시위는 마무리, 그러나 갈등은 여전

이러한 의견과 달리 이번에 노사 양측이 마련한 합의문은 고공시위 과정에 한정될 뿐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에 노사 양측이 마련한 합의문은 노조가 그 동안의 입장을 철회하거나 반대로 사측이 노조의 입장을 전격 수용하는 것이 아닌 고공시위를 종결짓고 향후 노조의 활동을 보장하는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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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사고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
비록 양측이 일정한 합의를 통해 이번 시위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합의 과정에서 노사가 기싸움을 벌이면서 문구 조율에만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는 등 일정한 앙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노조의 기본적으로 장 원장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 원장과 노조가 직접 대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양측이 상호 양보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 "원장 해임 목소리 더욱 확산시켜 나갈 것"

이를 반영하듯 심평원 노조는 이번 고공시위 종결과는 별개로 장 원장 해임을 위한 목소리를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이는 심평원 내부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국회, 복지부, 시민·사회단체 등에 노조의 입장을 전하면서 장 원장 해임을 위한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공시위를 마친 김 위원장 역시 극단적인 시위가 마지막이기를 바란다면서도 장 원장 임명에 대한 비팍적인 입장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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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위원장이 병원으로 후송되기 전 조합원을 상대로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조 설립 이후 노조활동에 이렇게 대응하는 기관장은 처음이었다"며 "건강보험을 망치고 심평원을 망치는 장 원장이 해임될 수 있도록 앞으로 반대 움직임을 더욱 강도 높게 펼쳐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합의문 작성에 직접 나선 곽희철 사무국장 역시 "노조는 여전히 장 원장을 심평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강동가톨릭병원 이사장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국회, 시민·사회단체 등에 노조의 입장을 더욱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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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 박동준 기자 (pdj30@dreamdrug.com)
블로그 : http://blog.dreamdrug.com/gladiator707
기사 입력 시간 : 2008-07-25 0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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