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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공룡 대형병원들 막아달라" 14349
이정돈 2008-09-01
"국회가 공룡 대형병원들 막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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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식의료와사회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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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의료를 책임지는 개원가는 한마디로 고사 직전이다. 반면 대형병원의 초대형화는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우봉식 의료와사회포럼 공동대표(서울시 노원구의사회장)는 1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새로 출범한 18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의 현안으로 1차의료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보건의료계가 규모의 경제에 입각한 대형병원 중심체제로 전환하면서 의료전달 체계가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병원들이 환자와 의료인력, 자본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의료계의 블랙홀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우봉식 공동대표는 "대형병원의 초대형화는 국내 의료계를 심각한 불균형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특히 의료비용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개원가와 중소병원의 급격한 몰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개원가의 몰락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현 상황을 보건의료계의 경쟁으로만 해석할 뿐 해결책 마련에 미온적이라는 다소 격한 반응이다.

우 공동대표는 "초대형병원의 환자 쏠림과 중소병원의 경영난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부 전문병원은 살아남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5년 후에는 2차 의료가 살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차 의료 또한 명맥을 유지할뿐 사실상 환자의 의료접근성이 크게 제한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때문에 대형병원들이 이제는 규모의 경제보다는 교육과 연구 활성화 등 내실 다지기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봉식 공동대표는 "대형병원의 역할이 진료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양질의 의사인력을 교육하고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근본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수익성을 쫓다보면 의료계는 더욱 왜곡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국회 복지위가 유일한 대안이다. 건전한 보건의료 체계 확립을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져달라. 초대형병원에는 지금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료시스템의 자율성과 소외계층의 보장성을 담보하는 정책개발도 함께 주문했다.

국민건강보험제도가 30년 넘게 변화하지 않아 비효율성이 존재하며, 획일화된 의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비용은 크게 상승한 반면 소외계층의 의료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우 공동대표는 "이 같은 발언이 의사 편을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직능출신 의원들이라고 해서 의사들 말에 동조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건강보험의 불합리한 점은 개선돼야 한다. 특히 의료 소외계층의 접근성 문제는 건강보험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면 재정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과 여의도의 관계는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들도 이제는 권익만을 내세우지 않는다"며 "전문가로서의 제안을 국회도 성심껏 받아줬으면 좋겠다. 특히 의료의 기본인 1차 의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9-0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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