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절감 방안 중 하나로 내놓은 종별 급여비 절감정책(경증)으로 인해 향후 동네 의원급을 찾는 환자가 더욱 줄어들 수도 있을 전망이다.
27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방안(재정지출 절감 관련)에 따르면 의원급 본인부담률을 30%에서 35% 인상조정하면 4000억원의 건보재정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당초 정부는 경증뿐 아니라 중증질환에도 그 대상을 넓혀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으며 실제로 지난 27일 저소득층 및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즉, 정부 입장에서는 중증질환 등의 보장성 강화로 인해 발생되는 보험료 인상 및 재정지출에 대한 부담을 경증에 대한 종별 급여비 절감을 통해 어느 정도 만회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가 이 안을 추진하게 된다면 동네 의원급의 경우 환자들의 접근도가 기존보다 낮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와 관련, 27일 의협 고위 관계자는 “보장성강화로 보험료가 인상되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보장성도 높아져야 한다”며 “환자가 경증질환으로 의원을 찾았는데 본인부담율이 기존보다 높아졌다면 보장성 강화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대부분의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보장성강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복지부가 내놓은 안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이는 분명 의료의 가치를 모르는 인사들이 만든 대안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별 급여비 절감정책(경증)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고위 관계자는 “종별 급여비 절감정책은 이번에 제시된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이므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작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의원보다는 종합전문병원쪽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의원급뿐 아니라 병원, 종합병원, 종합전문병원에 대한 급여비 절감액(경증)도 제시했다.
병원의 경우 본인부담금을 40%에서 50%로 높이면 1100억원의 급여비가 절감되고 종합병원은 50→60%로 인상시 1500억원, 종합전문병원은 50→70%로 높이면 1100억원이 절감된다.
인상률로만 봤을 때는 종합전문병원(↑20%)의 폭이 가장 크지만 급여비 절감 측면에서는 의원이 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따라서 정부입장에서는 재정절감이 큰 의원급 적용을 고려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 종합병원, 종합전문병원 등의 본인부담률 인상폭이 의원급보다 커서 경증질환에도 불구하고 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감소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해 볼만 하다.
한편, 정부가 제시안 이번 안은 중증질환 본인부담율을 10%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전제된다. |